매력적인 차생활 속으로
보이차를 처음 접하는 이도 부담 없이 차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친절하고 자세한 차생활 에세이
“따스한 찻잔을 손에 쥐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순수하게 고맙고 사랑하는 마음이 깃든다”
〈시간을 마시는 보이차〉의 저자 월하보이 주은재 대표는 차를 가까이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다섯 살 무렵부터 차를 마시기 시작했으며, 초등학생이었을 때는 인사동에 있는 부모님의 한옥 박물관을 오고 가며 고미술과 시간의 흐름에 가치가 더해지는 것을 늘 곁에 두고 생활하는 유년시절을 보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유학하던 때 역시 가족과 함께 차이나타운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차를 찾고 알아가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차에 대한 오랜 경험과 안목이 쌓인 후 서울 북촌에 월하보이 다실을 열었고 오늘도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차생활을 안내하며 차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한 가지의 차만 마시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계절과 날씨, 나의 컨디션에 따라 6대 다류의 차를 두루 골라서 마신다. 일종의 기분 전환이다. 그러나 언제나 내게 가장 좋은 차는 보이차다.
이 책은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차인 보이차를 중심으로 차와 다구를 고르고, 차를 우리고 음미하며 더 나아가 찻자리를 만드는 법까지 차생활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다실을 열고 차를 즐기는 풍성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차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매개가 된다. 물을 끓이고, 다구를 예열하고 차를 우리는 과정 하나하나, 차를 마시기 전에 찻잔에 비치는 탕색을 감상하고 향을 맡아본 후 맛을 입으로 음미하는 삼품(三品) 과정을 거치는 모든 순간에 깃든 여유로움이 마음을 평온히 가다듬어 준다. 자사호를 아껴주는 양호 역시 명상의 시간이 되어줌은 물론이다. 보이차를 중심으로 하는 차생활은 그 스펙트럼이 넓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차의 특성상 수집하기에도 알맞고, 노차와 어울리는 골동다구를 수집하는 즐거움까지 일상 예술의 하나로 차를 즐기는 방법도 여럿이다.
차생활을 하며 상처 입은 다구를 돌보기 위해 도자 수리법인 킨츠기를 익힌 저자는 이후 상처 입은 기물에 킨츠기로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게 되었다고 한다. 킨츠기로 깨진 다구를 수선할 때마다 단순한 고침이 아닌 자신이 사용해 온 기물을 더욱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차생활이 깊어지면 다구 하나도 소홀히 여기지 않게 되며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을 아껴주는 마음을 기를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혼자 또는 여럿이 함께 하는 찻자리 함께 차를 마시며 나눌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자신의 찻자리에 초대한 다우가 된다. 마음에 쏙 드는 차총을 두고 차를 마셔도 좋고, 다회에 참여해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차담을 나누는 것도 더욱 풍성한 차생활을 만든다.
〈시간을 마시는 보이차〉는 차생활을 시작하는 모든 이들이 차를 자신의 생활로 자연스럽게 들이고,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