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 성별, 재력의 한계에 굴하지 않고
진짜 좋아하는 일을 위해 달리는 단단함을 담다
서리는 진정으로 원하던 일을 이루기 위해서 끊임없이 문을 두드린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 앞에선 더 이상 망설이지 않는다. 그건 공부를 거듭할수록 갖게 되는 확신 덕분이다. 신분, 성별, 재력과 권력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하는 내용은 서리가 배운 책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어린이 역시 꿈을 찾는 과정이 서리 못지않게 치열하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무작정 다른 사람의 모습을 따라 하다 실망도 하고, 새로운 일을 하다 의외의 재능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러니 꿈이 버거워 답답할 때에는 책 속에서, 스승의 말 속에서, 이웃의 사랑 속에서 용기를 찾아내는 서리의 여정을 따라가 보길 바란다.
◎ 줄거리
연기까지 섞어 맛깔스럽게 소설책을 읽어 주고 엽전까지 거두어 가는 전기수의 모습에 주인공 서리는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서리는 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오늘 당장 잘 곳과 먹을 것부터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불가능한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전기수를 꿈꾼다. 그때, 기이해 보이지만 의롭다고 소문 난 거지 왕초 달문이 성실하고 마음씨 고운 서리의 성품을 알아보고 성균관 반촌에서 가장 유명한 정학수의 서당에 서리를 소개한다. 꼬마둥이 머슴 자리지만 일도 할 수 있고 귀동냥으로 글도 배울 수 있는 너무나 귀한 자리인 것이다. 간절한 마음이 길을 여는 것일까? 정학수의 눈에 띄어 어렵게 글을 배우게 된 서리! 글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 능숙해지자 스승 정학수는 이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서리의 앞길을 방해하는 강구와 심술궂은 김 도령, 서리를 경계하는 전기수 최칠복 때문에 전기수가 되는 길은 쉽지만은 않다. 게다가 서리에겐 절대 들켜선 안 되는 비밀이 하나 있다. 서리는 앞을 가로막는 운명과 간절한 꿈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