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여름 밤의 꿈 사이에 있었다.
여름도, 꿈도, 삶도
언젠가는 사라질 찰나.
수억 광년을 기다려온 빛을 만난 것처럼,
당신과 내가 만났다.
“아비게일, 제발! 제발 나를 떠나지 마!”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기쁨과 그리움, 그리고 두려움이 한데 뒤섞인 채였다.
“……미안해요. 내가…….”
세이블리안이 나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강력하고, 절박하고, 애절하게.
스러질듯한 한 줄기 빛을 어떻게든 잡으려는 듯.
“보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미치도록 그리웠습니다.”
바람이 멎었다.
진공이었다.
변함없이 다정하고, 변함없이 따스한 그 목소리.
더 이상 그를 외면할 수 없었다.
출판사 리뷰
이르 로맨스 판타지 장편소설.
카카오 페이지 100만의 선택! 밀리언 페이지 작품.
나의 이름은 아비게일 프리드킨.
죽었다가 되살아나 보니, 나는 『백설공주』 동화 속 세계에 들어와 있었다.
원작의 왕비는 모두가 다 알고 있듯, 자신의 의붓딸을 질투하고 온갖 악행을 일삼았다.
하지만 보기만 해도 아까울 정도로 예쁘고 사랑스러운 딸, 블랑슈에게 어찌 사랑을 퍼붓지 않을 수가 있을까!
“우습군요. 부인이 언제부터 그렇게 블랑슈를 아꼈다고?”
망할 남편 놈이 날 자꾸 방해한다!
“저도 블랑슈의 부모입니다. 절 의심한 걸 사과하세요.”
“사과하지 않으면?”
“오늘 밤 전하의 침소로 찾아가겠어요.”
“…….”
“특별히 아주 섹시한 속옷도 준비했답니다.”
나는 싱긋 웃으며 치명타를 날렸다.
“지금 당장 보여드릴까요?”
순식간의 일그러지는 남편의 얼굴이 볼만했다.
나는 보란 듯이 콧대를 세웠다.
한 번씩 이렇게 예고 없이 치고 들어오는 이 남자. 과연, 나의 사랑스러운 딸인 블랑슈와 함께 이곳에서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