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끈 눈을 감았다.
빰을 감싸고 있는 그의 손, 떨림, 숨소리.
그리고 체온, 움직임.
쪽.
입술이 닿은 자리에 봄꽃이 피어나는 것만 같았다.
부드럽고 뜨거운 입술이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아비게일.”
눈을 감아도 온 세상이 환하고 따뜻한 느낌이었다.
입 맞춘 자리를 손으로 더듬었으나
찰나의 짧은 입맞춤이 흔적을 남길 리 없었다.
먼 곳에서 희미한 종소리가 들려왔다.
열두 번의 종소리가 그치면,
이 마법과도 같은 시간 역시 끝이 날까?
꿈이라면 깨지 말기를.
영원히,
이 꿈에 머무르기를.
출판사 리뷰
이르 로맨스 판타지 장편소설.
카카오 페이지 100만의 선택! 밀리언 페이지 작품.
나의 이름은 아비게일 프리드킨.
죽었다가 되살아나 보니, 나는 『백설공주』 동화 속 세계에 들어와 있었다.
원작의 왕비는 모두가 다 알고 있듯, 자신의 의붓딸을 질투하고 온갖 악행을 일삼았다.
하지만 보기만 해도 아까울 정도로 예쁘고 사랑스러운 딸, 블랑슈에게 어찌 사랑을 퍼붓지 않을 수가 있을까!
“우습군요. 부인이 언제부터 그렇게 블랑슈를 아꼈다고?”
망할 남편 놈이 날 자꾸 방해한다!
“저도 블랑슈의 부모입니다. 절 의심한 걸 사과하세요.”
“사과하지 않으면?”
“오늘 밤 전하의 침소로 찾아가겠어요.”
“…….”
“특별히 아주 섹시한 속옷도 준비했답니다.”
나는 싱긋 웃으며 치명타를 날렸다.
“지금 당장 보여드릴까요?”
순식간의 일그러지는 남편의 얼굴이 볼만했다.
나는 보란 듯이 콧대를 세웠다.
한 번씩 이렇게 예고 없이 치고 들어오는 이 남자. 과연, 나의 사랑스러운 딸인 블랑슈와 함께 이곳에서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