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조선 사대부 서유구, 전통 과자의 색다른 변신 그 세 번째 이야기
《임원경제지》 〈정조지〉에 수록된 다양한 우리 전통과자 이야기가 《과자 이야기》 3권을 끝으로 마무리 된다. 제철에 나는 과일이나 채소를 당에 절여 오랫동안 곁에 두고 먹었던 밀전과와 당전과, 수분이 많은 제철 과일을 볕에 말려 두었다가 과일이 나지 않는 계절에 먹을 수 있게 저장해 두고 먹었던 포과를 《과자 이야기》 1권과 2권에 담았다면 마지막 3권에서는 우리 한과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법제과와 점과를 정성스레 담았다.
자연에서 얻은 과일과 채소에는 차가움과 따뜻함, 순함과 독함의 차이가 있어 그대로 섭취하면 몸에 해가 될 수 있음을 알았던 우리 선현들은 재료의 성질을 바로잡고 독을 제거하거나 향약(香藥)으로 법제하는 방법으로 과일과 채소를 먹었다. 다시 말해 우리 선현들의 식치(食治), 약식동원(藥食同源)의 음식관이 이 책의 법제과 편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디저트 하나를 먹더라도 야생의 것을 길들여 우리 몸에 부드럽고 선한 작용을 하도록 하는 선현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흔히 말하는 “한과”라고 하면 우리는 쌀가루를 부풀린 바탕에 곡물을 붙여서 먹는 ‘점과’와 갈색 빛이 도는 달콤한 ‘약과’를 떠올린다. 지금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쉽게 사먹을 수 있는 전통 과자이지만, 전통의 만드는 방식과 과자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천천히 들여다보면 당시에는 무척 귀한 재료와 만드는 사람의 많은 공이 들어가는 귀한 과자였다.
이 책 《과자이야기》 3편에서는 우리가 흔히 먹어왔던 일반적인 약과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반죽의 색다른 재료, 반죽에 소를 넣는 방식, 혹은 반죽을 틀에 찍어 내거나 약과를 구워서 먹는 방식까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다양한 약과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또한 우리가 명절이나 제사 때 자주 먹는 ‘산자’나 ‘강정’이라고 말하는 우리 전통 한과는 점과편에 전통 방식 그대로 재료, 산자 바탕을 만드는 과정, 산자 바탕에 붙이는 다양한 곡물들을 그대로 연구하여 복원하였고, 우리 점과의 맥을 잇는 명인들을 직접 찾아가 우리 삶 속에 녹아 있는 우리 전통 한과의 스토리를 담았다. 나아가 정조지에 소개된 전통 한과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여러 고조리서에 산재해 있는 전통 한과를 하나하나 연구하고 복원하여 소개하였다.
오랜 시간을 두고 우리 전통 과자를 연구하고 복원해 온 연구자의 노고와 집념 그리고 올곧은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