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으면서도 까다로운 감정, 분노와 죄책감, 수치심
분노, 죄책감, 수치심은 낯익으면서도 까다로운 감정들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 마음에 찾아오니 낯익고,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모르니 까다롭다. 이 감정들을 자주 느끼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가 옳고 그름, 적절함과 부적절함, 정상과 비정상을 따지는 사고방식에 그만큼 익숙하기 때문이다.
수치심과 죄책감은 우리가 뭔가 잘못을 저질렀으며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 되었다는 생각에 의해 촉발된다.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없애려 하면, 우리의 초점이 다른 사람한테서 잘못을 찾아내려는 쪽으로 바뀌어 화가 나게 된다. 이렇게 서로 얽혀 빙빙 도는 데다 어릴 때부터 분노ㆍ수치심ㆍ죄책감을 느끼는 일이 잘못이라고 배웠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들을 피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다루기 까다롭다고 회피하면 우리는 소중한 기회를 잃고 만다. 분노, 죄책감, 수치심은 우리가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들 뒤에는 우리의 욕구가 있다. 이 감정들에 주의를 기울이면, 우리는 그것들을 변형시켜 우리 안에 있는 욕구와 더 깊이 연결할 수 있게 된다. 이 탐구 과정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욕구의 언어인 비폭력대화이다.
다루기 힘든 감정을 탐구하는 ‘욕구 나침반’ 활용
저자는 이 책에서, 다루기 힘든 감정들을 탐구하는 데 쓸 도구를 제공한다. 바로 ‘욕구 나침반’이다. 다루기 힘든 감정을 만났을 때 우리는 물러나거나, 자신을 비판하거나, 저항하거나,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식으로 대응한다. 이 대응 방식을 나침반의 네 방향에 각각 배치한 것이 욕구 나침반이다.
욕구 나침반의 네 방향 가운데 하나로 대응하는 일이 삶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자각할 때, 우리는 예컨대 수치심을 없애려고 애쓰는 대신에 네 방향 전략 각각을 자신의 욕구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신호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수치심은 그 뒤에 있는 욕구와 연결하지 않는 한 어떤 모습으로든 우리를 따라다닌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메시지로 수치심을 이해해야만 그것은 변형되고 풀릴 수 있다. 그리고 그럴 때 우리는 선택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서, 그만큼 우리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저자의 오랜 탐구 과정의 산물인 욕구 나침반을 잘 활용해서, 독자분들이 다루기 힘든 감정들과 친구 되고 삶을 풍요롭게 할 기회를 더 많이 더 자주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사람들이 이 책의 도움으로, 삶을 자신이 열망하는 대로 창조해나가는 것이 실제로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라는 점을 즐겁게 발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매 순간 우리 안에 있는 삶과 더 깊이 연결하는 일이 가능하며 죄책감, 수치심, 그리고 분노가 이러한 탐구 과정에서 새로운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
나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수치심, 죄책감, 분노라는 감정들이 얼마나 서로 섞여 있는지를, 그리고 그것들이 사실은 우리 모두가 지난 팔천 년 동안 학습해온 사고방식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 책은 주로 개인이 분노, 죄책감, 수치심을 좀 더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쓰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감정들이 우리를 사회화한 지배 체제의 산물이라고 본다. 이 체제를 그 핵심에서부터 변화시킬 수 있어야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이 자기 삶의 방식을 진정으로 변화시키는 일이 가능해진다. 그래야만 우리의 인간성과 사회구조가 조금씩 삶을 섬기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다.”- ‘저자 서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