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OTT 플렛폼을 통해 방영된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에 등장한 이단 교주들의 해괴한 모습은 전 세계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이것은 그동안 사이비 이단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왔던 자들은 물론 기독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게 사이비 이단 종교가 얼마나 무섭고 파괴적인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베뢰아 창시자이며 서울 성락교회 원로감독이었던 김기동 목사가 2022년 10월 22일(토) 8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대부분의 한국의 정통 교단들은 일제히 베뢰아와 김기동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하였는데 이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는 직간접적으로 한국교회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로, ‘불신자가 죽으면 귀신이 된다’는 한국적 무속신앙과 혼합한 귀신론을 퍼뜨린 자로서, 귀신을 쫓는 축사(逐邪) 현장에서 자신이 체험한 것을 토대로 ‘베뢰아 귀신론’을 정립하였다.
현재 서울 성락교회는 2017년 개혁측과 비개혁측으로 분열되어 7년째 법정 다툼을 하고 있다. 개혁측은 김기동 목사의 부도덕과 비성경적 교리를 배격하고 한국교회의 일원으로서 활동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으며, 비개혁측은 베뢰아를 고수하고 있다.
내가 이 글을 쓰기까지 30년이란 세월이 지나갔다. 이 글은 어느 특정인의 인격을 비방하거나 폄훼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다. 이 글의 첫째 이유는 성경의 진리를 떠난 거짓 복음을 추종했던 나의 과거를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고 깊이 반성하기 위함이다. 둘째는 내가 가르치는 베뢰아를 성경의 진리로 믿고 이 세상을 떠난 성도님들 앞에 깊이 사죄하기 위함이다. 그분들께 용서를 비는 기회를 잃었으니 이렇게나마 잘못을 뉘우치면 주님께서 나를 용서해 주실 것을 믿는다. 마지막으로 베뢰아 이단에서 진리로 돌아온 나를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로 받아준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필력이 부족한 관계로 여기저기 미숙한 점들을 많이 발견하겠지만 사랑으로 덮어 주길 바란다.
나는 원래 성결교회에서 신앙생활 하다가 서울 성락교회에 등록한 부모님을 따라 중학생 시절인 1972년 성락교회에 등록하였다. 당시 성락교회가 우리 집 근처에 개척할 때였다. 성락교회에서 중고등부 시절을 보내고 강남중앙침례교회 고(故) 김충기 목사님이 인도하는 부흥집회를 통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나는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육군 2사단
노도부대 군종장교로 사역하였으며, 1985년 전역 후 성락교회로 복귀하였다. 그 후 1992년 도미(渡美)할 때까지 부목사로 교구를 담당하면서 베뢰아아카데미 행정담당 목사, 베뢰아국제대학원대학교 초대 교학과장을 지내며 베뢰아 후진들을 양성하였다.
1992년 7월, 베뢰아 이단시비로 인해 위축되고 시들해진 미국의 베뢰아 운동을 다시 부활시켜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시카고 성락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였다. 그러나 시카고 성락교회 역시 베뢰아 이단시비로 인해 다른 교회와의 교류가 일체 금지되었으며, 시카고 한인교회에서 외톨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교회가 공동체 안에서 교류하지 못하고 고립되면 교회성장
은 물론,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단들은 그것을 그리스도를 위한 핍박으로 여기고 더욱 고립을 지향하면서 결속력이 강화되기 마련이다.
미국 유학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나는 시카고 성락교회를 담임하면서 시카고 롬바르드에 있는 노던신학교(Northern Baptist Seminary) 목회학 석사과정(M.Div.)에 입학하였다. 3년 동안 신학수업을 마치고 졸업식이 다가왔을 때, 나는 예기치 않은 난관에 부딪혔다. 그것은 내가 성락교회 목사라는 이유로 노던신학교 한국인 학생들이 학교측에 나의 졸업에 대해 이의 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학교측은 나에게 한국인 학생들이 보낸 편지를 보여주며 졸업이 어렵게 되었다고 말했다.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지만 학장과 졸업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희미하나마 베뢰아의 정체를 알게 되었고, 정통 신앙고백을 하는 조건으로 1996년 6월 22일 졸업했다.
노던신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 나는 베뢰아의 가르침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가 수십 년 동안 베뢰아에서 공부한 아담과 네피림, 귀신의 정체, 삼위일체 등 많은 부분들이 대부분 비성서적이며 거짓된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때 내 심정이 어떠했는지 이단에서 떠나 진리로 돌아온 자들은 가름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후 나는 주일이 돌아오면 강단에서 설
교하는 일이 너무 두렵고 싫었다. 내가 확신할 수 없는 설교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찌 위선의 가면을 쓰고 전할 수 있단 말인가!
1996년 6월, 노던신학교 졸업 후 텍사스 달라스 성락교회로 사역지를 옮겼지만, 달라스에서도 여전히 성락교회는 이단 교회로 인식되어 교제가 금지되었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욱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내가 믿고 따르던 베뢰아의 가르침에 대한 불신과 이에 따른 번민이었다. 3년 동안 번민에 빠져 있던 나에게 신학 공부에 대한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미시간 그랜드레피즈에 있는 칼빈신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김연택 박사께서 칼빈신학교(Calvin Theological Seminary)를 소개해 주신 것이다. 나는 신학석사과정(Th.M.)에 입학하여 신학을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침례교 목사인 나는 칼빈신학교에서의 신학 공부를 통해 정통 개혁신학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하였고, 이것은 내가 하나님의 진리를 더욱 깊이 연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칼빈신학교에서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 중에 총신대를 졸업한 이홍찬 목사가 있다. 이홍찬 목사는 내가 예장합동측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달라스 성락교회 담임목사라는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로 따뜻하게 대해주었다. 그 후 이홍찬 목사는 훼이스 기독대학교 신학대학원 국제학부 아시아 담당 부총장으로 재직하였고, 은퇴한 후에도 후배들을
양성하는 일에 헌신하고 있다. 내가 베뢰아를 떠난 진리로 돌아온 것은 이러한 친구와 은사를 만난 결과이며,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크신 사랑이다.
또 하나님께서는 진리를 사모하는 나에게 켄터키 루이빌에 있는 남침례신학교(Southern Baptist Seminary)에서 신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그곳에서 나는 현재 시카고 워키간 한인침례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유홍근 목사를 만나 진리의 동역자로 교제할 수 있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주 안에서 함께 동역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라도 진리로 돌아오고 싶은 열망 가운데 신학 공부를 계속하면서 1998년 달라스에서 워싱톤 버지니아로 목회 사역지를 옮겼고, 베뢰아를 완전히 탈퇴하였으며, 성락교회라는 교회명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미국 남침례회(Southern Baptist Convention)와 워싱톤 한인교회협의회에 가입하였으며, 한국침례신학대학교 동기였던 김재호 박사의 소개로 애난데일에
위치한 워싱톤 침례대학교(현, Washington University of Virginia)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2000년, 메릴랜드와 워싱톤 한인침례교협회의 초청으로 워싱톤 순복음 교회에서 ‘베뢰아 이단 세미나’를 시작으로 플로리다주를 비롯한 미주 전역을 돌면서 베뢰아 이단성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하나님께서는 한국의 목사들과 동역자들을 만날 수 있는 복을 베풀어 주셨다. 특히 한국교회의 이단들을 파헤치는 일에 헌신해 오신 최삼경 목사님,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을 위해 큰 격려와 지도를 아끼지 않으신 정동섭 교수님, 그리고 여러 동역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원고정리와 수정작업에 수고해 주신 John Kim 전도사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글은 1999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해 오던 ‘베뢰아 이단세미나’에서 사용했던 자료들을 정리하여 엮은 것이다. 그동안 한국의 기라성 같은 전문가들이 베뢰아 이단성을 지적해 왔지만 성락교회 개척 교인으로서, 성락교회 수석 부목사였던 자로서, 베뢰아 아카데미 책임자로서, 베뢰아 아카데미 1기부터 20기까지 모두 수강했던 자로서, 베뢰아국제대학원대학교 서울침례신학교(현 베뢰아국제대학원대학교)초대 교학과장이었던 자로서 선행된 이단성의 지적은 아쉬움이 있었으며 베뢰아의 이단성을 직접 논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내가 베뢰아에서 진리로 돌아온 것은 첫째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요, 둘째는 끊임없는 신학 수업 때문이며, 셋째는 동역자들의 따뜻한 격려 덕분이다. 이단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자는 자신을 돌아보려는 의지를 가지고 올바른 지도자를 통한 성경연구와 더불어 끊임없는 신학 공부에 열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따르는 이단 집단이 성경의 진리와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누가 정죄해도 그 길을 계속해서 따라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