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지배할 단어 ‘고금리’, 이제 예측의 영역이 아닌 대응의 영역이다
주식·부동산 투자 전략, 기업 경영 계획 수립에 나침반이 될 국내 최고의 미래전략 지침서
매경이코노미는 1992년부터 매년 '대예측-매경아웃룩'을 발간해왔다. 10만 매경이코노미 독자와 기업인, 학자, 취업준비생 등 각계각층으로부터 사랑을 받으면서 국내 최고 권위 미래전략지침서로 자리잡았다. 세계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2024년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대예측 2024’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에서 길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24 10大 이슈를 확인하라!
1. 아파트값 상승세 2024년에도 이어갈까? 2. 코스피지수 3000 넘어 고공행진할까
3. 국제유가 얼마까지 갈까 4.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쟁 종료 언제쯤
5. 한국 경제 방향키 쥔 반도체 회복할까 6. 총선에서 여당 과반 의석 확보할까?
7. 비트코인 다시 봄날 오나? 8.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의구심
9.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 주가 다시 날개 달까? 10. 고금리 시대 언제까지
2024년 지구촌 경제는 '금리의 시간'
세계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고금리 무게감 커져
'금리의 시간'.
다가오는 2024년의 세계 경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런 말이 될 것이다. 모든 경제 주체에게 고금리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것으로 보인다. 워런 버핏은 "중력이 지구의 모든 물체에 영향을 미치듯 금리는 모든 자산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미 2023년부터 금리가 올라 짙게 깔린 안개처럼 세계 경제를 덮었다. 이어 2024년도 이 안개는 더 짙어지거나 혹은 유지될 만유인력 같은 힘이다.
미국 6%대 고금리 전망까지 나와
세계 경제의 성장률 예측은 시간이 갈수록 연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경제를 끌어내리는 고금리의 무게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2023년 10월 10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022년 3.5%에서 2023년 3%로, 2024년엔 2.9%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MF는 2024년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9%로 0.1% 낮췄다. 수치도 중요하지만 눈여겨볼 것은 전망치의 추세다. 경제분석을 하는 전문가들이 시간이 갈수록 둔화요인이 점증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결국 2024년 경제에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미국의 금리다. 당초 연방준비제도가 2024년에 금리 인상 기조를 멈추고 금리를 조금씩이라도 하향 조정할 것이란 희망적인 관측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멈추지 않는 글로벌 물가 상승과 전쟁 발발 등으로 상황은 반전됐다. 일각에선 6%대 고금리 얘기까지 나온다. 그런 극단적인 수준까지 가지 않으리라 믿지만, 고금리 기조는 최소한 2024년에 살아갈 우리 생활을 지배할 전망이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2022년 6월 1.75%에서 1년여만에 5.5%로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크다. 소비는 위축되고 기대감은 떨어지고 있다.
미국이 고금리 시대를 열어젖힌 만큼 다른 나라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지난 몇 년 간 지구촌 사람들이 경험했던 저금리의 경제환경과는 상당히 다른 국면이 펼쳐질 것이다. 전 세계 국가에서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소비자들은 매달 갚아야 하는 이자가 늘어날 것이다. 자영업자들도 가게를 내기 위해 빌린 대출의 금리가 높아져 소득은 줄어든다.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어 소비는 한층 더 위축되고 기업의 수익과 종업원들에 대한 보상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다. 시장이 위축되면 기업들은 돈의 가치가 올라가 투자를 꺼리게 되고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하게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 세계가 2024년 경험하게 될 일상이다.
통계 감추고 부동산 부실까지...中 경제 '아슬아슬'
전반적인 경제가 이런 가운데 지역적으로 분류하면 중국의 경제가 가장 주목할만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0월 18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아 한숨 돌린 상황이기는 하다. 일각에선 최악의 상황을 넘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시진핑 1인독재 체제를 구축한 중국의 경제는 서구에서 '블랙박스'로 불릴 정도로 불투명하다. 실제 이번 분기에도 중국 정부가 가장 우려한다는 청년실업률은 2분기 연속 발표되지 않았다. 중국은 정부에 불리하면 주요 지표를 아예 발표하지 않는 국가다.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알 수 없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여기에 미국과는 기술 패권을 놓고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 부실이 중국 경제의 뇌관이란 분석이 많다. IMF가 2024년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5%에서 4.2%로 낮췄는데 그 근거로 든 것이 부동산 부실 염려였다.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의 채무불이행 위기가 불거지는 등 아슬아슬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은 '양날의 칼'이다. 숨기고 있던 팩트를 내놓는 순간 2024년 세계 경제에 선물이 될지 폭탄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다음은 미국 경제다. 2024년 미국의 가장 큰 이슈는 '연착륙' 여부다. 앞서 말한 대로 2024년에 점진적인 금리 인하 시작과 이를 통한 연착륙을 기대하던 긍정론자들의 시각이 식지 않는 고물가로 조금 더 비관적으로 변했다. 지난 9월 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점도표를 통해 연내 한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보였기 때문이다. 2024년 예상 금리 인하 폭도 기존의 절반인 50bp(2회) 인하로 대폭 축소해 최소한 2024년엔 큰 폭의 금리 인하는 확률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한마디로 연착륙이 가능하더라도 경제가 달아오르는 화끈한 모습은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IMF 역시 이같은 모습을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Stable but Slow'라고 복합적으로 표현했다. 한마디로 안정적인 경제, 즉 연착륙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저성장 역시 확실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 잠재성장률 하락 우려...구조개혁 절실
한국 경제는 이 같은 지구촌 경제의 움직임에 한 몸처럼 연동돼 있다. 고금리 시대를 이제 몇년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지난 몇 년 간 견조한 성장률과 확대되는 자본시장을 즐겨왔다면 이제 반대 방향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낮아지는 성장률과 위축되는 자본시장에 대응하는 삶을 살아갈 전략과 각오가 필요하다. 그런데 사실 고금리뿐이 아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23년 1.9%로 처음으로 1%대에 들어설 것이라고 한다. OECD가 추정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진건 처음이고 2024년에는 1.7%까지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이 1.7%라는 수치는 미국보다도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아 경기침체기가 맞다"고 말했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 혁신과 생산성향상을 막는 강성노조 등 구조개혁 없이는 화려한 대한민국의 전성기를 다시 맞이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2024년은 단기적으로 고금리 지속의 고통과, 장기적으론 구조 개혁에 대한 갈등이 표출되는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물론 경제 상황의 호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간 세계 경제가 향유했던 초저금리 시대로 곧바로 복귀할 가능성은 낮다. 상당 기간은 높은 금리 수준을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의 고금리 체제가 유지된다면 그때부턴 예측의 영역이 아닌 대응의 영역으로 봐야 한다. 예를 들어 개인투자자의 경우 성장주에 투자했던 돈들을 채권형 ETF에 돌려놓고 2~3년 증시를 쳐다보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금융사들은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안정적인 운용으로 스탠스를 바꾸는 게 당연하다. 기업들은 레버리지는 최소로 축소하고 현금을 늘려 '4월 대란설'과 같은 풍문에도 대비할 필요가 커졌다.
이번 '대예측'엔 시대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는 통찰력이 숨어있다. 재테크를 통해 자산을 늘리고 싶은 투자자들에게는 지혜와 전략을 찾는 기회가 될 것이다.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선 기업에겐 새해 경영전략을 짜는데 길잡이가 됐으면 한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좁은 문을 뚫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데 유용한 지침서로 활용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