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극지 동물들과 오래 함께할 수 있을까?”
기후 위기에 직면한 지구 끝, 극지의 현실을
가장 가까이에서 들려주는 책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새하얀 지구 끝의 땅, 극지. 지구의 어느 곳보다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는 드넓은 극지에는 북극곰과 펭귄을 비롯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동물이 살아가고 있다. 해마다 알을 낳으러 오는 철새, 이끼 위를 뛰어다니는 설치류 레밍,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인 회색늑대까지. 수많은 생명체의 터전인 극지는 지구를 지탱해 오는 심장 중 하나이다.
하지만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인간의 산업 활동이 초래한 환경 변화로 극지에 사는 동물들은 삶과 종 보존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기후 위기가 가장 빠르게 찾아온 북극에서는 먹이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새들의 부리가 눈에 띄게 짧아지고, 개체 수 또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들을 잡아먹어야 살아갈 수 있는 상위 포식자마저 굶주려 먹이 사슬의 균형이 이미 깨지고 있는 상황이다. 극지의 주인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우리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이 책은 동물행동학자이자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는 이원영 박사가 매해 극지를 오가며 기후 위기의 실태와 극지 동물들의 힘겨운 생존을 관찰하고 연구한 기록을 담고 있다. 특히 전 지구상에서 기후 위기가 가장 빠르게 찾아온 북극을 중심으로, 우리가 극지 동물을 보호하고 나아가 지구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 본다.
해초를 먹어야 하는 새,
쓰레기차를 뒤지는 북극곰을 지키기 위해
몇 년 전, 전 세계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2050년 이후 북극의 해빙이 완전히 녹아 없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북극이라는, 인간의 활동 범위를 벗어난 지역과 머나먼 시간이 흐른 이후에 벌어질 사태라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이를 외면해 왔다. 과학자들의 예측은 어느새 현실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욱 어두운 그림자로 다가왔다. 기존 예측에서 벗어나 몇 년 뒤인 2030년이 되면 북극에서는 더 이상 새하얀 얼음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야 매해 그 전과 달라진 기후를 체감하고 있는 인간과 달리, 북극에 사는 동물들은 십수 년 전부터 기후 위기에 떠밀려 마지막 남은 해빙 끝에 서 있었다. 전과 달리 이르게 찾아온 봄에 번식 시기를 놓친 어미 새들, 조개를 먹어야 할 시기를 놓쳐 해초를 먹어야 하는 어린 새 개체들, 해빙이 줄어든 탓에 사냥을 하지 못해 굶고 결국 인간이 사는 곳까지 내려와 쓰레기차를 뒤지는 북극곰이 지금의 현실이다. 최소 몇천 년 전부터 북극에 터를 잡고 살아온 동물들이 지금은 생존의 위협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해빙이 녹고 북극이 더 이상 동물이 살 수 없는 곳이 된다면, 결국 인간의 삶 또한 힘들어질 것이다. 지구의 기온을 조절해 주는 극지의 빙하와 해빙이 사라진다면, 지구의 보호막이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 피해를 가장 먼저 받고 있는 동물들을 보호해야 하는 건, 지구별에서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저자인 이원영 선생님은 이러한 북극 동물들의 현실을 어린이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한다. 북극에서 직접 동물들은 관찰하고 연구하며, 동물들이 겪는 변화를 함께 체감한 저자는 극지 동물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기후 위기를 버티고 있는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북극곰을 포함해 북극의 새들과 소동물들, 인간에 의해 가축으로 길러지게 된 사향소, 개체 수가 줄어들어 종 절멸의 위협을 느끼는 북극 회색늑대, 해빙이 녹으며 퍼진 탄저균으로 사망한 순록 떼 등 북극의 다양한 이야기를 걱정 어린 마음으로 살핀다. 기후 위기의 시작점이자 지구를 어린이 독자들은 미지의 세계인 북극과 그곳의 동물들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끼고, 지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 과학 크로스 인문학 ;
과학을 더하고 인문학을 나누는 새롭고 특별한 지식 여행
「어린이 과학 크로스 인문학」 시리즈는 “가장 새로운 지식을 가장 어린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책입니다. 지식 탐구의 최전선에 있는 과학자들이 직접 어린이들과 소통하며 삶과 지식이 하나로 이어지는 새롭고 특별한 융합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죽은 지식과 정보가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지식이 필요한지 찾아내고 그 지식을 조율하는 힘입니다. 이 시리즈는 암기하는 지식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일깨워 주고, 구분 짓는 잣대를 쥐여 주는 것이 아니라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력을 길러 줌으로써 어린 독자들의 생각과 마음의 그릇을 동시에 키워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