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만 바라보는 아버지 윌리와, 아버지에게 배신감을 품고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아들 비프의 관계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아서에게 있어 몸 밖에 있는 심장과도 같은 아들 비프는 너무나 소중한 아들이지만 그렇다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할 수는 없다. 이 부자간은 기대와 실망, 사랑과 미움이 뒤엉킨 애증의 관계로 보이지만, 원래 부모에게 자식이란 그런 존재 아닐까?
이야기는 점점 깊은 감정의 골에 빠져들고, 벼랑에 몰려 가족과 자기 자신을 속이며 위태롭게 흔들리던 한 명의 아버지는 결국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을 살라 희망의 빛을 밝힌다.

저자 박용남 교수는 영문학 비평이 어렵고 추상적인 이론 분석에 머물지 않고 개인의 삶에 적용되어서 그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실용적인 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
그 바람을 계기로 평소 저자가 대학교에서 진행했던 영문학 강의 중 『세일즈맨의 비극』을 통해 전공자가 아닌 일반 대중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석을 덧붙였다.
이 책에서 말하는 여러 주제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주체적인 삶의 중요성’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삶의 가치와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주인공 윌리를 보면서 우리는 진정한 ‘나의 삶’을 살고 있는지 성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