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돌봄이 어색한, 지친 목회자들
목회자는 자신에 대해 오판하기가 쉽다. 사역에 매진하고 있는 자신이 지치고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음을 진단하고 인정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다른 사람들을 섬기고 돌보는 데는 익숙하지만, 정작 자신을 돌보는 데는 서툴고 때로 죄책감까지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35년 동안 성공적인 목회를 했지만, 그 여정에서 깊은 탈진과 만성 우울증이라는 큰 고비를 넘어야 했다. 자아를 죽이고 부인하는 것을 자신을 방치하거나 증오하는 것으로 오해하면서 중독에 가까울 만큼 사역에 매몰되었던 것이다. 부르심의 경주를 잘 시작하고 제대로 마무리하기 원하는 목회자들의 소망을 잘 아는 저자는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목회자는 이 소망을 이루기 어렵다고 말한다.
회복과 변화의 시작, 회복 탄력성
미국 최대 기독교 교단인 남침례회 소속 목회자 복지부 리더로 사역하고 있는 저자는 라이프웨이 리서치, 바나 리서치, 포커스 온 더 패밀리 등 여러 기관의 연구와 조사를 통해 오늘날 목회자들의 종합적인 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그리고 오히려 사역 때문에 목회자들의 영적 성장이 고사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들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목회자들이 부르심의 경주를 바르게 완주하는 데 회복 탄력성이 꼭 필요하다는 것과 그것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대계명에 비추어 관계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기, 정신적·정서적·신체적 건강을 돌보기, 다른 사역자 그리고 사역자가 아닌 이들과도 활발히 교류하며 우정을 나누기, 멘토의 도움을 받고, 다른 사역자의 멘토가 되어주기, 영성을 돌보기 위한 말씀 묵상과 기도와 일기 쓰기의 루틴 만들기, 교회와 자신을 분명하게 분리하기 등 회복 탄력성을 강화해주는 실제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특히 사역자가 균형감을 상실했을 때 가장 큰 피해자가 배우자와 자녀인 것을 깨닫고, 반드시 관계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것을 조언한다. 사역에 매몰된 목회자가 정작 자신과의 싸움에서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는 아무리 의도가 선할지라도 균형감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일깨워준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향한 전진
회복 탄력성이 높은 목회자는 결승선에 겨우 도달하지 않는다. 결승선까지 전력을 다해 질주한다. 목회자가 자신을 돌보는 것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성취해야 할 일이다. 그러므로 사역에 충성을 다하는 만큼 자신을 지키는 데도 힘을 다해야 한다. 목회자가 삶과 사역에서 성공하기 위해 경계를 정하고 우선순위를 세우며 원칙을 지키고 사역을 계속할 수 있는 리듬을 만들도록 이 책은 독려한다.
목회자에게는 사역이라는 목표에 집중하는 동시에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어려운 소명이 있다. 이 책은 목회자가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언제 달리고 가야 할지, 언제 멈추고 쉬어야 할지를 깨달아 경주를 마치는 날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유산을 남길 수 있도록 회복과 변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