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편집하는 동안 청년 독자에게서 받은 e메일 하나를 소개한다. ‘AI, 즉 인공지능은 청년 들 일자리를 뺏을 것이기에 자신은 AI 개발을 반대한다’는 요지의 편지였다. 그의 우려는 사실 수긍할 만하다. 속칭 일류대학 나와도 양질의 일자리 구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본인은 이 책의 출간을 망설였고, 잘 팔리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출판사 측도 고민했다. 그럼에도 책 출간을 단행한 이유는 빌 게이츠의 생생한 견해와 더불어 미래 세대가 가져야 할 필수적 지식을 전하자는 것 때문이었다.
우선 청년의 고민은 하지않아도 될 것이다. 단순 노동, 숙련 반복 작업 등의 직업은 사라질 것이다. 반대로 뭔가 새로 만들어내는 창조적 그리고 감성적 지식이나 직업은 더욱 확산할 것이다. 본문에서 설명한 대로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지식을 조합해서 요구자의 니즈에 맞추는 기계이다. 따라서 새로운 창의성을 요구하는 직업이나 직종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사라지는 직업 수 보다도 더 새로운 직업이 창출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세계적 조류에 누가 먼저 순응하는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것이 아니라, 현재 세계적 트렌드가 어떠한지 파악하고 자신을 그 흐름에 맞추는 것이다. 바로 이 것이 좋은 일자리를 찾는 방법이다.
그러 면에서 빌 게이츠는 시대를 보는 안목이 뛰어나다. 정보기술에서 가장 뛰어난 혜안을 가진 인물로 칭송받는 이유이다. 빌과 같이 일한 청년들은 돈도 많이 벌어 부자가 된 미국 청년들이 수백 수천명이다. 빌의 조언대로 행동하고 일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창의력을 발휘하는 작업에 매진해 온 결과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 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 개발사인 스태빌리티AI CEO 에마드 모스타크 등은 AI의 개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인류에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빌 게이츠의 생각은 달랐다. AI의 순기능이 더 크다고 주장하는 낙관론자다. 게이츠는 지난 5월 영국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AI에는 엄청난 이점이 있다는 것이 확실한 만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까다로운 부분들(tricky areas)’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했다. 즉 AI의 남용과 오용을 파악해 중단시키는 것이다
빌 게이츠는 구글이나 아마존 등 거대 플랫폼 기업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누가 되든 AI 개인비서를 개발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며 “향후에는 검색엔진을 더이상 이용할 필요가 없게 되고, 아마존으로 온라인 쇼핑을 할 필요가 없으며, 생산성 사이트를 방문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빌 게이츠는 이 책을 기술한대로 교육 격차, 건강 혜택 격차, 금융 격차를 줄여 보다 불평등이 없는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빌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특히 국내에서 큰 사회 문제인 지방 소멸에 대한 대책이 이 책에 비교적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어 편집 및 번역의 보람을 느낀다. 지방 소멸은 미국에서도 국가적 해결 과제로 선정된 지 오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