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을 상징하는 이름
KOREA, 고려
우리나라의 영어명인 ‘Korea’는 고려에서 유래했다. 그렇다는 것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고려’로 불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조선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하고 들어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똑같은 500년의 역사를 가진 고려에 대해서는 조선에 대한 이해만큼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조선의 수도는 지금의 서울이었고, 가장 가까운 역사였으며 기록 문화였다. 하지만 고려는 남북한의 분단과 함께 상대적으로 접하는 것이 쉽지 않고,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 역시 쉽게 접근할 수 없다 보니, 조금 생경한 역사가 되어 버린 것도 사실이다. 삼국시대와 조선시대를 잇는 ‘과도기’라는 인식 역시 우리가 고려를 이해하는데 조금 소홀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고려는 조선은 물론 고구려·백제·신라와 또 다른 고려만의 개성 넘치는 매력이 있다. 고구려와 같은 강인하고 진취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었고, 백제만큼의 고아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가졌으며, 신라처럼 토착의 전통을 중시하고, 또 조선만큼 깊은 학풍을 지닌 나라였다. 고려는 다채롭고 복합적이며 연구할수록 진취적인 매력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고려 이후 분단될 때까지 우리는 천 년을 통일국가로 있었다. 통일신라가 200년 동안 통합되었다가, 다시 분열된 후 고려가 통합한 이래 천년을 이어온 것이다. 그렇기에 고려로부터 우리의 민족정체성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다.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고려 갈등사 1: 통합과 수성의 시대》는 고려의 역사를 진행하게 하는 그 원동력과 고려만의 멋과 아름다움을 나타내는데 집중하였으며, 풍부한 고려의 이모저모를 전달하고자 정치, 경제, 생활, 풍속, 예술까지 다양하게 다루었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고려 건국에서부터 문벌 귀족의 시대까지, 시기적으로는 10세기~11세기까지 약 200년에 해당하는 고려를 다루며, 태조 왕건에서부터 고려 거란 전쟁을 끝낸 8대 왕 현종까지를 1단계인 ‘통합의 시대’, 이후 안정기로 접어든 고려가 점점 고인 사회가 되면서 문벌 귀족의 명과 암을 드리우던 2단계의 ‘수성의 시대’로 명명하며 고려의 역사를 담아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