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나 민족이 강대해지는 데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은 지리적 조건이나 기후, 문화적 배경, 신앙 등도 있지만 그 모든 것에 앞서 한 위대한 인간의 철학과 리더십을 배제할 수없다. 과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없었다면 오늘의 일본이 있었을까.
일본을 발전시킨 동력은 전쟁이었다고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쟁을 통해 탄생한 가마쿠라 막부, 무로마치 막부에 이어 제3의 막부인 에도 막부를 개설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천하 쟁패가 그 효시를 이룬다. 일본을 알기 위해서는 도쿠가와를 알아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우리는 일본 중세의 무장으로 3명의 이름을 잘 알고 있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바로 그들이다. 무력 항쟁을 통해서 일본 통일의 최후의 승자는 태평한 에도시대를 개막한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 책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생애를 돌아보면서 260여 년에 걸쳐 막번체제(幕藩體制)의 기초를 확실히 구축한 그의 신념과 일대기를 역사적 사실과 함께 고찰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누구인가〉는 우선 ‘그의 어록은 을 통하여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알아보고,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떠한 마음가짐과 언행으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성찰하도록 이끌어준다. 이어서 책은 이에야스의 인생 전반에 대한 소개하고, 중간 부분에서 그의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소개로 이어진다. 그의 지적 토대도 설명하고, 그를 있게 한 수 많은 가신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가 목숨을 걸고 돌파한 순간들도 보여준다.
이 책은 이에야스가 몸소 써 내려간 역사와 이에야스가 그런 역사를 쓸 수 있도록 주군 이에야스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의 이름들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사람에게는 많건 적건, 그 생애를 좌우한 인생의 전환점이 있다. 특히 일본의 전국시기(戰國期)의 무장들은, 오늘날의 우리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자주 가혹한 기로에 세워졌다. 판단을 잘못하여 일족이 멸망한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도쿠가와 막부의 초대 쇼군인 이에야스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에야스는 그의 생애 전반에 특히 위험이 많았습니다. 말년의 오오고쇼(大御所)라고 불린 모습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파란만장한 생애였다고 할 수 있다.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이 걸린 중대한 선택의 연속이었다.
그는 편안한 죽음(大往生)이었기 때문에, 일응 외관상 평온한 일생을 산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생애는 결코 평온한 것이 아니었고 진단한다. 그는 수많은 고난과 위기를 극복하고서야 비로소 천하인(天下人)이 되었기 때문이다.
변전(變轉)하기 짝이 없는 전국(戰國)의 세상에서, 동쪽에는 이마가와 씨, 서쪽에는 오다 씨라고 하는 다이묘 세력의 틈에 끼어 있던, 약소세력인 이에야스가 앞길을 열어간 것은,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때 그때마다 가장 좋은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판단을 잘못하여 위기에 빠진 경우도 있었다고 제시한다.
실력만으로는 어찌해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운이 도와주어 많은 위기를 극복했다고 하는 것이, 사실일 것. 이에야스를 섬긴 관리들의 특징은, 무사에 한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야스는 신분이나 입장에 구애받지 않고, 유능한 사람을 측근으로 중용함으로써, 천하의 권력을 장악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저자는 이에야스의 유훈으로 발문을 대신한다.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으니.
서두르지 마라.
부자유를 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부족하지 않다.
마음에 욕심이 생기면, 곤궁했을 때를 생각하라.
참고 견디는 것(堪忍)은 무사장구의 근본
분노는 적이라고 생각하라.
이기는 것만 알고, 지는 것을 모르면, 해가 네 몸에 이른다
자기를 탓하고, 남을 탓하지 마라.
미치지 못함은 지나침보다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