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시대 국가 시스템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다
우리나라 삼국시대 백제百濟의 육좌평六佐平 제도는 ≪주례≫의 육관六官 제도와 유사하다. 고려는 왕실의 예전禮典에서 ≪주례≫ 〈춘관春官〉의 오례五禮(길吉ㆍ흉凶ㆍ빈賓ㆍ군軍ㆍ가례嘉禮)의 틀을 그대로 수용하였으며, 국자감國子監에서는 ≪주례≫를 교육과정의 교재로 삼았다. 조선 초기의 법전인 ≪경제육전經濟六典≫, ≪경국대전經國大典≫ 등은 ≪주례≫의 육전六典 체제 아래 정리되었으며, 세종世宗은 ≪주례≫를 16책 단행본으로 발간하여 보급하였다. 허목許穆, 윤휴尹鑴, 정약용丁若鏞 등 당대의 대학자들도 ≪주례≫에 대한 연구저술을 남겼다.
≪역주 주례주소4≫의 구성
≪역주 주례주소 4≫는 〈천관天官 태재大宰〉 휘하의 세부世婦, 여어女御, 여축女祝, 여사女史, 전부공典婦功, 전사典絲, 전시典枲, 내사복內司服, 봉인縫人, 염인染人, 퇴사追師, 구인屨人, 하채夏采의 25개 관직의 주요 직무에 관해 서술하고, 이어서 〈지관地官 서관序官〉 부분으로 대사도大司徒에서 고인槀人에 이르는 62개 관직의 인원수를 서술하였다.
세부는 왕후가 거행하는 빈객賓客 접대ㆍ제사祭祀ㆍ상기喪紀에 여궁女宮들을 이끌고 가서 예기禮器를 씻고 닦으며 제사에 바칠 곡물을 세밀히 가려내는 일을 관장하고, 여어는 후비后妃들이 연침燕寢에서 순서에 따라 모시는 일을 관장한다. 여축은 왕후가 거행하는 내제사內祭祀 및 복을 빌거나 복에 보답하는 제사와 관련한 일을 관장한다. 여사는 왕후의 예禮에 관한 직무를 관장하며, 전부공은 부인들이 종사해야 할 일의 법식을 관장한다. 전사는 빈부嬪婦가 공납한 비단을 관장하며, 전시는 삼베ㆍ시마ㆍ삼실ㆍ저마 등의 재료가 되는 마麻ㆍ갈葛ㆍ경䔛 등을 관장한다. 내사복은 휘의褘衣ㆍ요적揄狄ㆍ궐적闕狄ㆍ국의鞠衣ㆍ전의展衣ㆍ단의褖衣 등 이른바 왕후王后의 ‘육복六服’을 관장하며, 봉인은 왕궁에서 바느질하는 일을 관장한다. 염인은 실과 비단에 물들이는 일을 관장하며, 퇴사는 왕후의 머리 장식을 관장한다. 구인은 왕과 왕후의 각종 의복에 따른 신발을 관장하며, 하채는 왕이 죽었을 때 초혼招魂의 예를 관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