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마음속 숫자 세상은 아가씨가 만들어 준 거예요.”
수학과 동화가 어우러진 완벽한 이야기
카이스트 박사이자 저술가인 박병철 선생님은 이 책의 전체적인 얼개를 짤 때, 프랑스의 작가 알퐁스 도데의 단편 소설 《별》을 참고했다. 원작은 숫자와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프로방스 지방의 목장을 배경으로 목동과 아가씨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주인공 뉴메릭은 고양이인데 목동이다. 원래는 쌀 창고에서 쥐를 쫓아내는 경비원이었는데, 쥐 잡는 데 별 취미가 없어서 목동이 되었다. 태어난 지 한 달 되던 때부터 줄곧 쥐만 쫓아다니다 보니 학교 다닐 시간이 없어서 수학은 배운 적이 없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뉴메릭이라는 이름. ‘뉴메릭(Numeric)’은 수 또는 수치를 말하며 데이터의 영문자와 영문자, 숫자 혼합에서 0부터 9까지의 수를 이르는 말이기 때문이다. 뉴메릭이 수학 천재가 되는 건 어찌 보면 정해져 있던 숙명이 아니었을까.
뉴메릭에게 수의 비밀을 알려 주고, 마음속 숫자 세상을 만들어 준 건 목장 주인 외동딸인 파미나 아가씨다. 예쁘고 마음씨도 착한 파미나 아가씨는 뉴메릭을 무시하지 않고, 차근차근 수의 종류를 알려 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뉴메릭과 파미나 아가씨 단둘이지만, 여러 사건을 겪으며 서로를 향한 감정의 변화가 잘 표현되어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다. 양의 수를 세야 해서, 양에게 줄 사과를 보관해야 해서, 당근을 똑같이 나눠 줘야 해서, 울타리를 고칠 때 필요한 목재가 몇 개인지 알아야 해서와 같이 목동이 해야 하는 일의 상황 속에 수학 개념을 자연스럽게 엮어 수학 동화로서의 완성도 또한 높은 작품이다.
홍그림 작가에 의해 탄생된 귀엽고 사랑스러운 뉴메릭, 파미나 아가씨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그림 구성은 이야기의 몰입도를 더욱 높여 준다.
‘파미나 숫자 노트’로 핵심 수학 개념 정리!
‘부록’으로 흥미진진한 수학 문제까지 즐기자!
자연수, 정수, 유리수, 실수, 복소수까지 확장되는 수의 체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파미나 숫자 노트’에서 한 번 더 정리를 해 두었다. 동화를 읽다가 이어서 읽어도 흐름에 방해되지 않도록 주인공 캐릭터들이 등장해 말맛이 살아 있는 설명으로 구성했다. 수학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까지 알차게 담겨 있어서 재미있게 읽으면서 수학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부록에는 수와 연산의 특성을 현실에 적용한 문제가 담겨 있다. 디오판토스의 나이, 위조지폐 사건 등 유명한 수학 문제를 읽고 스스로 풀어 보자. 아직 문제를 풀기 어렵다면, 해답에서 이해하기 쉽게 상세하게 풀이했으니 참고해서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