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가진 노동경제학자, 고 윤진호 교수를 기리며
이 추모 선집은 2016년 6월 15일 작고한 고(故) 윤진호 교수를 기리기 위해 그의 제자들과 지인들이 생전에 경제학자로서 활동한 윤진호 교수의 기록을 모은 것이다. 윤진호 교수가 학문활동과 사회활동을 하면서 발표한 논문, 연구보고서 중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연구결과물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윤진호 교수는 엄정한 노동경제학자로서 저서 25권, 단행본 수록글 22편, 논문 39편 등 방대하고 탁월한 연구업적을 남겼다. 박사학위 논문인 「한국의 불안정 취업층에 관한 연구」(1990)는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등 저임금계층과 고용불안정성의 문제를 심도 있게 제기한 선구적인 연구로 평가된다.
윤진호 교수는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가진 노동경제학자였다. 대학 시절부터 노동자의 빈곤과 소득 불평등을 해결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여겼다. 박사학위 논문의 주제도 당시 노동시장에서 다수를 차지하던 불안정 취업층에 관한 연구였으며, 이후에도 끊임없이 노동자와 빈곤층에 대한 연구를 지속했다. 특히 노동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노동운동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노사관계, 산업별 노동조합, 노동조합 조직화, 노사정체제, 노동자생산협동조합, 노동자 경영 참가에 관해서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연구를 수행했다. 또한 노동자의 현실을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서 불안정취업자 가운데 비정규직, 저임금노동, 파견노동 등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수행했다.
윤진호 교수는 노동자와 함께한 진정한 노동자의 벗이며 노동경제학과 노사관계학에 관한 위대한 진보학자이자 큰 스승이었다. 높낮이 없는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대안을 찾는 노력을 경주했고, 노동운동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현장과 끊임없이 교감하면서 산별노조가 생기는 시기부터 그 발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주요 선진국의 산별노조 사례를 심도 있게 연구하면서 한국에서 산별노조 건설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했다. 산별노조뿐만 아니라 노사정위원회와 노동조합 생산협동조합 연구도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이렇듯 윤진호 교수는 탁월한 통찰력을 가지고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다양한 부문에서 정책적·제도적 대안을 제시했다.
윤진호 교수는 노사관계와 노동운동과 관련된 생산방식, 불안정고용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활동을 전개했으며,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다각적으로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러한 주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사회적, 경제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추모 선집 제2권, 세계의 노동운동과 생산방식의 변화사례 모음
각 부의 내용
제1부: 세계의 노사관계와 노동운동을 다루면서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의 노사관계와 노동운동을 심도 있게 진단하고 한국에 대한 시사점을 탐색한다. 미국과 영국의 사례연구에서 신자유주의 아래 노동정책과 노동조합의 대응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고, 미국의 경영참가와 같은 노동자 참여제도의 도입을 평가하며, 영국의 실업정책 진단결과를 제시한다.
제2부: 일본식 생산방식과 노사관계를 다룬다. 포디즘적 생산방식의 붕괴로 일본이 그 자리를 대체해 가고 있던 상황에서 일본식 생산방식의 요체인 토요타 생산방식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응하는 노동조합의 방안을 제시한다. 또한 일본식 생산방식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노동의 인간화를 제안하는 한편, 한국에서의 일본식 생산방식 도입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노동의 인간화를 중심으로 한 노동조합의 대응책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