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은 ‘도시’에 산다. 도시는 개인에게 일터이자 삶터이다. 교통수단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 등으로 과거에 비해 국가 간 경계가 흐릿해지며, 이제 우리는 ‘국가’보다 ‘도시’에 더 주목한다. 세계 국가 연대는 도시 연대로 전환하고 국가 간 경쟁은 도시 간 경쟁으로 변화한다. 경쟁력 있는 도시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는, 곧 국가 경쟁력인 셈이다.
도시가 지닌 경쟁력은 그 도시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 시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개인에게 도시는 국가보다 더 구체적인 실체로 다가온다. 다양한 위기 앞에 놓인 전환의 시대에 우리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할 핵심 단위인 도시는, 지금 우리가 다시 톺아보아야 할 중요한 대상이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이 책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는 우리가 ‘도시에 관한 사유’를 시작하는 데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저자 강대훈은 기업, 협회, 정부를 대상으로 글로벌 전략을 자문하는 마케팅 전문가다. 지난 25년 동안 제조, 무역, 컨설팅 부문 사업을 했으며, ICT, 바이오, 농수산식품, 화학, 플랜트 등 산업 전반의 제품을 다루고 수출했다. 스타트업을 위한 ‘현장형 창업 캠프’를 만들어 광저우, 홍콩, 오사카 등 해외 도시에서 글로벌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도 있다.
이 책이 다른 도시 인문학 서적과 차별성을 갖는 지점이다.
이 책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가 생동감 있게 살아있는 이유는, 단순히 우수한 전략으로 강한 경쟁력을 지닌 도시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슷한 규모를 지녔거나, 유사한 정책 등을 펼치는 우리나라 주요 도시의 사례를 비교하면서 그 차이를 보여 준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도시를 관찰한 저자 강대훈은 본격적인 탐색을 시도하며 세계 도시가 수립한 전략이 어떻게 시민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날카롭게 분석했다.
도시를 종횡으로 누비는 필드워크와 함께 도시를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도시 실계(實計)라는, 자신이 만든 도시 탐색 방법을 동원한다. 도시 실계(實計)는 서지와 인터넷으로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는 도시 통계를 그 지역의 중산층 사람 수준으로 실제 생활하면서 검증하는 방법이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유럽과 중동, 아시아 등 세계 여러 도시를 종횡으로 누비는 저자 강대훈의 발걸음을 따라 그가 실계해 보여 주는 현장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공간으로서 ‘도시’를 읽어내고 싶은 독자, 세계 도시 흐름을 이해하고 싶은 독자, 직접적·간접적으로 도시 정책 결정 과정을 주도하거나 그 과정에 참여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의미 있는 영감을 제공할 만한 책, 『도시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