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오래된 상처를 떠나보내는 여섯 사람의 이야기!
그들의 상처가 당신의 상처와 다르다 할 수 없다
어머니의 구원자가 되고 싶었던 지하 씨
어머니는 불행한 결혼 생활 속에서도 딸 지하 씨에게 만큼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가엾은 어머니의 구원자가 되고 싶었던 지하 씨는 열심히 공부해 완벽한 엘리트로 성장했다. 하지만 늘 채울 길 없는 공허를 느끼고 폭식과 그에 따른 자기 징벌 행위를 반복하는 섭식장애에 시달리는가 하면, 자기 삶에서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아가는 듯해 허망하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던 채영 씨
폭력적인 아버지와 가난한 가정 형편, 채영 씨의 유년은 비참했다. 그러나 유능한 남편을 만나 결혼한 그녀는 지금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살고 있다.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아이들도 무탈하게 자라고 있으니 걱정할 일이 없다. 그런데 웬일인지 깊은 우울에 빠진 그녀, 5년 전부터 자살을 생각하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 주기를 바랐던 제니스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알고 온정적인 제니스가 원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뿐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매번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100퍼센트를 주어도 그들은 진심을 몰라주고 튕겨내기만 한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울고 매달리고 화내다 마침내 자해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녀는 버려지고 싶지 않았다.
조력자의 삶에서 보람을 찾으려 했던 미영 씨
미영 씨는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뒤에서 묵묵히 일해 왔다. 어린 시절에는 힘든 어머니를 알아서 도왔고, 어려운 집안일도 스스로 처리했다. 결혼해서는 남편의 성공을 바라며 조력자를 자처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보람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에게 지금 남아 있는 건 보람이 아니라 실체를 알 수 없는 분노뿐이다.
한 번의 사고로 너무 큰 것을 상실한 은철 씨
은철 씨는 여행길에 운전 미숙으로 교통사고를 냈다. ‘미숙’의 결과는 너무나 참혹했다. 이제 막 세상에 나가 한껏 젊음을 만끽해야 할 스물한 살 그는 두 다리의 기능을 잃었고 자유를 상실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장애인의 삶…. 느닷없이 닥친 사고로 그는 절망에 빠졌다.
자신을 신께 바치고 숭고한 삶을 살아가려 했던 성직자
병든 어머니가 나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그는 신께 자신을 바칠 테니 어머니를 낫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어머니가 나은 후, 그는 서원대로 성직자가 되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신께 인신공양하고 성직자로서 숭고한 삶을 살아왔지만, 지금은 자신이 무능하고 무가치하게 느껴질 뿐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 외면하고, 괜찮은 척 견디고 있을 당신…
이젠, 당신이 상처를 떠나보낼 차례이다
드러나 있지 않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크고 작은 상처가 있다. 눈에 보이지 않기에 대부분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가지만, 상처로 인해 우리 삶에 우울과 불안, 외로움, 분노, 공허, 무력감 등이 찾아올 때면 고통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들 역시 무엇 때문에 아프고 고통스러운지 모른 채, 이해받지 못하고 공감받지도 못한 채 괜찮은 척 견뎌 왔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정신분석을 통해 가슴 깊은 곳의 상처를 극적으로 경험하고, 깊이 이해하고, 끝내는 받아들임으로써 떠나보내는 힘겹고도 기쁜 여정을 시작했다.
정신분석가 이승욱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자신의 과거 경험을 소환하기도 하고, 꿈 해석, 카우치 분석과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상처의 근원을 찾아가기 위해 함께 노력했다. 정신분석이란 모르고 있던 상처를 들춰내는 일이라 그 자체로도 도망치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지만, 분석가나 내담자가 서로 어깨를 다독이며 힘을 모아 마쳐냈다. 그리고 험난한 과정을 이 책에 세심하게 그려 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여섯 사람이 다른 이들도 상처를 떠나보냄으로써 삶을 회복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꺼이 자신의 깊은 경험을 나누겠다고 마음을 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당신의 마음이 슬프고 우울하고 아프다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 고통의 근원을 찾아 용기 있게 발걸음을 내디뎠던 여섯 사람의 여정을 따라가며, 가슴 깊고 오래된 상처를 떠나보내고 아프지 않은 오늘을, 흔들리지 않을 내일을 맞이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