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카이 에리카의 개성이 돋보이는 배색뜨기와
작품의 인상을 바꾸는 컬러의 마법

배색무늬뜨기로 명성이 높은 작가답게, 도카이 에리카는 이 책에 소개된 작품에서도 그림 같은 명암과 디테일을 손뜨개로 표현한다. 동물과 식물, 기하학적 무늬에서 풍경까지 어떤 소재든 자신만의 스타일로 풀어낸다.
이번 도안집의 특징은 동일한 도안을 여러 방법으로 응용한 디자인이 다수 수록되었다는 것이다. 우선 아이스크림, 페르시안 고양이, 나무열매를 모티브로 한 풀오버는 같은 형태라도 배색을 달리해 산뜻하게 또는 차분하게 상반된 분위기로 완성했다. 컬러뿐 아니라 형태까지 변화를 주면 더욱 확실한 차이가 생긴다. 바탕색과 소매 형태로 이미지가 달라진 버드 풀오버와 베스트, 배색무늬를 넣는 위치와 전체 길이로 변화를 준 샹들리에 원피스와 풀오버가 그 예다. 무늬 도안을 의류와 소품에 걸맞게 수정한 작품도 흥미롭다. 프렌치 불도그 모티브의 풀오버와 가방, 반복되는 스컬무늬를 넣은 베스트와 넥워머는 폭넓게 응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거리 풍경이 근사한 가방 도안도 손쉽게 크기를 조정해 핸드백과 숄더백으로 완성할 수 있게 세 가지 버전이 소개되어 있다.
도카이 에리카의 작품은 섬세한 만큼 일견 복잡해 보이지만, ‘포인트 레슨’에 설명된 가로배색무늬뜨기와 세로배색무늬뜨기 원리를 익히면 어렵지 않게 뜰 수 있다. 완성 후 실이 걸리적거리지 않게 걸친 실을 고정하는 방법, 뜨개바탕에 틈이 생기지 않게 메워주는 요령에 주의하면 더욱 훌륭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특별히 스탠드 칼라에 지퍼와 주머니까지 디테일을 더한 야구 점퍼는 고급 테크닉에 도전해보고 싶은 니터들에게 추천하는 디자인이다. 모자이크 카디건은 사용하는 색상은 많지만 모자이크 무늬 1개에 사용하는 색은 2가지라서 의외로 뜨기 쉬우니 도전해보자.
실 선택과 색상 조합 팁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디테일과 응용 힌트까지

도카이 에리카의 작품은 도안 자체가 세밀할 뿐 아니라 재치 있는 실 선택으로 색감이 더욱 풍부해 보이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두 가지 색의 실을 겹쳐 명암을 조절하거나 물감 색을 섞듯 자연스럽게 표현하는가 하면, 서로 다른 소재의 실을 겹쳐서 독특한 질감을 활용하는 센스도 볼 수 있다. 야구 점퍼는 복잡한 배색뜨기도 없고 사용한 색상도 적지만, 컬러 스프링클을 뿌린 듯한 실을 선택한 아이디어 덕분에 톡톡 튀는 느낌이 있다. 삼각숄은 특별한 무늬 없이 실 소재와 배색만으로 자연스럽게 그러데이션되게 연출했고, 샹들리에 풀오버는 멀티컬러 실을 활용해 컬러풀한 느낌을 배가했다. 퍼얀으로 프린지를 달아 겨울에 어울리는 포근한 소재로 완성한 베스트와 가방은 독특한 질감을 즐길 수 있어 재미있다. ‘이 책에서 사용한 실’에 주요 특성이 설명되어 있으니 비슷한 실로 대체하거나 과감하게 색상을 변경할 수 있다. 또한 ‘디자인과 응용에 관한 힌트’를 참고해서 취향에 맞게 수정해 자신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더욱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즐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