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한국통사인 『삼국사기』(1145)는 삼국 이전의 역사를 배제한 채 신라, 백제 및 고구려의 삼국부터 한국사로 기술하고 있다. 단군 왕검과 기자 및 위만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는 『삼국유사』(1281)도 고대 사서의 인용에 그치고 있다. 그 때문에 연속적이고 통합적인 한국 고대사의 기술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 동안의 고고학적 및 역사적 연구를 바탕으로 공통 유라시아어의 관점에서 한국 고대사를 신화 속에서 깨워 내어 역사상 최초로 실제적인 역사로서 인과적으로 계승되는 통합적인 역사로 기술하고 있다. 『삼국유사』에서 간략하게 암시된 삼국 이전의 고대사를 왕검 조선과 하북 왕검 조선, 기자 조선, 후기 왕검 조선, 위만 조선으로 역동적으로 계승되고 교체되는 역사로서 기술하고 있다. 나아가 왕 칭호의 규명과 각 국가들의 국명의 의미에 대해서 설득력 있는 해석을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한국 고대사가 발해 유역과 요동 그리고 만주와 한반도를 통일된 하나의 권역으로 하는 역동적인 세력 경쟁과 상호교체의 역사였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특히 한반도는 북쪽의 요서와 요동에서 세력을 구축한 국가가 가장 먼저 장악하려고 시도하였던 세력 경쟁의 장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사항들은 한국 고대사의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동복공정과 식민사관에 대응해야 하는 한국 고대사의 연구에서 이 책은 그러한 우려를 온전하게 제거하고 한국 고대사를 독자적이고 독립적으로 발전해온 역사로서 서게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