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중심의 서술에서 벗어나
문화적, 역사적 다양성을 탐구하고
인간과 건축물의 상호작용에 주목하는 “새로운 관점의 세계 건축물 여행”
세계적인 건축물에 관한 콘텐츠 대다수가 피라미드, 타지마할, 에펠탑 같은 잘 알려진 고전 건축물들에 집중되어 있거나 서구 건축물 중심으로 기술되곤 한다. 물론 그같은 건축물들이 인류 문명의 상징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또한 전 세계 경이로운 건축물들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피터 알렌의 신간 〈세계의 놀라운 건축물〉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역사적, 문화적 중요성만큼은 뒤지지 않는 특별한 건축물들에 주목하는 책이다.
활기차고 유쾌하며 섬세한 작품으로 유명한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 피터 알렌이 시간과 장소를 넘나드는 전례 없는 건축 여행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한국의 수원화성, 태국 아유타야 궁전, 이란의 이스파한 자메 모스크, 프랑스의 샤르트르 대성당, 캐나다의 아메리카 원주민 족장의 집, 노르웨이의 목조 교회와 에티오피아의 암굴교회, 스페인의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등 총 50개가 넘는 건축물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의 일러스트는 복잡한 건축학적 요소에 얽매이지 않고, 각 건축물의 고유한 특징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시각적 내러티브는 역동적인 색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건물 안팎에서 예배하고 춤을 추며 건물을 보수하기도 하는 등 건축물과 상호작용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묘사함으로써 경이로운 건축물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불어넣는다. ‘건축물’ 하면 떠오르는 지리적, 역사적 맥락은 물론 마치 여행을 떠난 듯한 현장감마저 느껴지는 점도 인상적이다. 각 건축물들에 대한 설명은 건축적 특징 및 역사와 문화적 통찰력을 명확하고도 간결하게 표현하였다.
이 책은 신석기시대의 돌무덤에서 시작해 서기 491년에 지어진 중국 산시성의 현공사를 지나 2008년 스페인에 세워진 SGAE(작가와 출판인협회) 본사에 이르기까지, 시간순으로 진행된다. 각 건물에 대한 설명에는 건축연대와 위치가 함께 제시되어 독자들의 건축 지식에 대한 기반을 넓혀준다. 또한, 공항, 교회 등 용도에 따른 세계적 건축물들을 아울러 소개한 섹션은 건축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에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전통적인 건축 서적은 아니다. 그러나 유럽 중심의 서술에서 벗어나,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력적인 전 세계의 건축물을 조명함으로써 전 세계 건축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연대 순으로 진행되는 목차는 물론, 건축용어집이 포함되어 있어 건축가를 꿈꾸는 독자들에게 보물창고 같은 책이 되어줄 것이다. 또한 건축 애호가,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 인류문명에 대한 호기심 많은 독자들에게도 매혹적인 건축의 세계를 여행하는 유익한 가이드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