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의 의무, ‘위험성 평가’란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가?
이 책의 초판은 『곧바로 할 수 있는 안전보건 매니지먼트 시스템(すぐできる安全衛生マネジメントシステム)』의 제2편을 중심으로 삼아 한국 실정에 맞게끔 수정해 번역한 것이다. 초판이 나오던 무렵에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사업주의 의무’가 전문 개정되면서 위험성 평가(risk assessment)가 사업주의 일반적 의무로 도입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은 사업장의 자기규율예방에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책에서 다룬 위험성 평가와 안전보건관리체계(Occupational Health and Safety Management System: OHS-MS) 구축은 산업보건 분야에서도 활발히 쓰였고, 특수건강진단과 작업환경측정이 위험성 평가 속에서 제대로 자리매김하면서 건강한 일터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한국의 여러 사업장이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이자 ‘양질의 일자리’로 거듭나는 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일조한 것을 보람으로 생각한다.
사업장에서 위험성 평가를 수행할 때 다음의 두 가지를 꼭 유념하도록 이 책은 강조한다. 첫째는 기업의 경영방침과 합치되고 안전보건방침에 기초한, 기업의 최고경영진이 추진하는 위험성 평가를 하라는 것이다. 기업의 현 상황에 맞추어 지금 필요한 직장개선을 착실하게 실천해 가는 목표 관리형 방식이 필요하다. 둘째는 노사 전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참여형 방법으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고 참여한 근로자들 스스로 개선책을 제안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개별 사업장의 사정에 따라 실천하기 쉬운 부분부터 실천하기 쉬운 방법으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는 등 현실적인 추진이 안전보건관리체계의 특색을 잘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안전보건관리체계의 열두 단계
이 책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지 매우 쉽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또한 위험성 평가란 독립적인 프로그램이라기보다 구축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일부 단계임을 그림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책은 크게 제1장과 제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의 흐름과 열두 단계’에서는 현재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선진적인 움직임을 참고해 국내 실정에 맞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기업 내부에 어떻게 구축하고 운영하며 실질적으로 진행시킬지를 보여준다. 또한 ‘위험성 평가’, ‘위험도 관리’, ‘유해위험요인’ 등 책에서 사용되는 용어에 대해 사업장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한다. ‘제2장 안전보건관리체계의 열두 단계’에서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위험성 평가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정인 열두 단계를 여섯 개의 절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 책의 원서의 감수자와 지은이들은 모두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산업안전보건을 담당해 본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국제적으로 산업안전보건관리체계가 법적·제도적으로 널리 보급되는 상황에서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에도 이러한 관리체계적 접근법을 응용해 산업안전과 산업보건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일차예방 중심의 활동이 파급될 수 있도록 돕고자 이 책을 썼다. 지은이들은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오직 이 책만 보고도 위험성 평가를 실시할 수 있게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사항에 발맞춘 수정증보판 출간
이번 수정증보판에는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의 도입에 따라 변화된 사항을 반영했다. 책의 곳곳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1항부터 제9항까지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다. 가령 시행령 제4조 제1항은 ‘제3단계 ‘안전보건방침서 작성’을 보고, 제3항과 제4항은 ‘제4단계 위험성 평가단위 구분과 유해위험요인 확인’을 참고하면 된다. 제5항, 제6항, 제7항은 ‘제2단계 전사적인 참여의 명확화와 근로자 의견 존중’을, 제8항과 제9항은 ‘제10단계 위험도 관리조치의 상호 조정’을 찾으면 된다. 아울러 시행령 제5조는 ‘제12단계 지속적인 개선과 종합점검’을 읽어보면 된다.
이 책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어떻게 해야 할지, 위험성 평가는 무슨 방법으로 해야 근로감독에서 통과될지 각자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있을 중소 규모 사업장의 사업주,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관리감독자, 산업보건의,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분들과 안전 및 보건전문기관에서 사업장 안전보건관리를 위탁받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옮긴이들의 소망이다. 부디 이 책을 정독해 자기규율예방체계가 한국의 모든 사업장에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각자 임무를 다 해주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