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믿고 응원해 주는 단 한 명만 있어도
두려움을 이기고 용기를 낼 수 있다
“누굴 닮아 이렇게 겁이 많을까?”
태권도 국가대표 코치였던 할아버지와 유도 선수였던 아빠에 비하면 왕호는 작은 벌레조차 무서워할 정도로 겁이 많습니다. 엄마가 덩치는 할아버지와 아빠를 쏙 빼닮았는데 겁은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고 할 때마다 왕호는 꼭 자기가 잘못한 것처럼 작아지는 것 같아요. 엄마는 그런 왕호가 강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태권도 학원에도 등록해 주었지만, 왕호는 적응을 잘 못합니다. 피구 시합에선 항상 공을 무서워하는 아이로 가장 먼저 아웃되고, 친구들은 다 하는 손날 격파도 매번 망설이다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스스로 실망하고요. 왕호보다 키도 작고 덩치도 작은 찬호는 그런 왕호를 ‘겁호’라 부르며 놀려 대지요. 왕호는 속상하지만 매번 혼자 화를 낼 뿐입니다.
그런 왕호를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왕호랑이, 할아버지였습니다. 할아버지는 하늘나라에서 왕호를 내려다보며 안타까워하지요. 특히 찬호 때문에 속상해하는 왕호를 볼 때면 어떻게든 해결해 주고 싶어 안달이 납니다. 하늘나라에선 옥황상제의 명이 없인 함부로 땅에 내려가면 안 되지만, 할아버지는 참지 못하고 호랑이의 모습 그대로 왕호 앞에 나타납니다. 유리병 속에 갇혀 우스운 모양새긴 하지만, 호랑이는 왕호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주기 위해 노력하지요. 왕호 몰래 찬호에게 복수를 해 주기도 하고, 왕호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하기도 하면서요. 하지만 왕호는 왕호랑이가 잔소리쟁이라고만 생각합니다.
이상한 건, 유리병 속 왕호랑이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작아진다는 사실이에요. 왕호가 자신의 겁을 깨고 나와 두려움을 이기면 유리병이 깨지고 왕호랑이도 살 수 있지만, 그렇게 못 하면 작아져서 아예 사라져 버릴 위험에 빠진 거죠. 과연 왕호는 용기를 내어 왕호랑이를 살릴 수 있을까요?
《열혈 왕팬 나가신다》에는 ‘손주바보’인 할아버지가 둘 나옵니다. 왕호의 할아버지인 왕호랑이, 그리고 하늘나라 옥황상제도 알고 보니 손녀딸이라면 눈에 하트가 뿅뿅 나오는 손주바보였죠. 하늘나라에서도 핸드폰으로 손주 사진을 찍고 좋아하는 동화적 설정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 주면서, 동시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지금 우리 곁에 없더라도, 하늘에서조차 우리들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열렬한 팬임을 보여 줍니다.
‘난 잘하는 게 없어.’ ‘실패할까 두려워.’ 이런 마음 때문에 자신의 잠재력을 꺼내지 못하는 친구들을 위해, 이영은 작가는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세상 가장 멋진 사람”임을 작품을 통해 알려줍니다. 진심으로 나를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어도 우리는 자신감을 갖고 용기를 내어 도전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도전하다 보면 우리는 누구나 멋진 어른이 되어 있을 거예요. 자, 이제 주위를 한번 둘러볼까요? 나의 열혈 팬은 누구일까, 함께 찾아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