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눈에 비친 인생의 풍경들!
건축인들에게는 각기 다양한 스타일이 있으며, 그에 따른 독특하고도 달콤한 매력과 특유의 쌉싸름한 슬픔이 있다. 대만의 유명 건축가 린위안위안은 건축 설계 현장에서 만난 재밌고 고마운 사람과 사물들의 에피소드를 한 편 한 편 쓰고 그렸다. 글 한 편에 그림 하나를 곁들였다. 작가의 유니크한 그림들은 글의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지 않고, 독립적인 위치에서 존재감을 지니고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어서 마치 무협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때로는 진중하게 때로는 재치 있고 엉뚱하게 건축가의 눈에 비친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실제 일상 생활에서의 경험이 촘촘하게 녹아 있고, 상상 세계로부터 응답을 받아 쓴 이야기도 많다. 생명의 시작점에서 인생을 마감할 때까지, 멀고 먼 여정의 종착지에 도달하기까지 공간에 대한 독특한 상상의 이미지가 담겨 있다. 매일 곁에 두고 사용하는 가구와 생활 공간, 그리고 길거리와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풍경을 통해 건축 세계의 아름다움을 귓가에서 자분자분 이야기하듯 들려주는 책이다. 집을 설계하는 과정은 마치 출산과정과도 같다. 집을 지으며 알게 된 의뢰인 가족의 감동적인 사연과 공간에 얽힌 추억도 함께 담았는데, 책에는 건축가의 머릿속에 들어가봐야만 보이는 기이한 세계도 곳곳에 불쑥 등장한다.
집에는 그 공간만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작가는 이 책에서 가족들과 다정하게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가정 원하는 집은 그려보라고 권한다. 또한 어린 시절 사진을 꾸준히 정리하기, 아버지와 어머니께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하기, 혼자서도 밥 한 끼 정도는 제대로 먹고 따듯한 물을 마시되 이 두 가지 일을 하는 동안에는 다른 일을 하지 말고 온전히 집중하기,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의 어느 한 거리를 골라 어슬렁어슬렁 걷기 등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해야 할 몇 가지를 건축가의 목소리로 전달한다. 그리하여 결국 ‘건축을 사랑하는 것은 알고 보면 작고 사소한 일, 일상적이고도 평범한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건축인이든 아니든, 마음속에 어린이가 살고 있는 어른이든 늙은 영혼을 가진 어린이이든, 아니면 그냥 자신에게 다른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