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라우터 3호는 〈예찬 / 투영〉으로 시작한다. 도시의 이상적 모델로 간주되어 온 동서양의 고대 도시들에 대한 예찬(반고, 헤르도토스, 오귀스트 슈와지)과 도시를 설계하는 방법을 제시했던 역사적 문헌들(비트루비우스, 안드레아 팔라디오, 장-니콜라-루이 뒤랑)을 선별했다. 또 르네상스 시대의 도시 비전을 투사하는 회화 및 건축 전통에 관한 글(손세관, 남성택)도 추가했다. 그리고 유토피아(토마스 모어)의 이데올로기에 기반하며 건축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이상 도시 비전과 계획안들을 역사적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는 글(앙투안 피콩)로 마무리된다.
〈비판 / 근대화〉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전반기까지의 글들로서 급격한 산업화의 시기에 드러나는 기존의 도시 현실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도시 현상에 대한 열린 자각(존 러스킨, 윌리엄 모리스, 샤를 보들레르), 그리고 일련의 건축가들에 의해 근대화되고자 한 도시 계획안이나 이론들(아투로 소리아 이 마타, 에버니저 하워드, 토니 가르니에, 오토 바그너,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르 코르뷔지에, 루드비히 힐베르자이머, 미하일 오히토비치)을 다룬다.
〈재고 / 체계화〉는 2차 세계 대전 이후부터 시작해 20세기 후반기에 걸쳐 있는데, 근대주의적 관점을 탈피한 새로운 도시적 해석(마키 후미이코, 알도 로시, 베르나르 위에, 레이너 밴함, 로버트 벤츄리, 렘 콜하스)과, 이에 기반한 건축가들 스스로의 도시적 건축 제안(루이스 칸, 알리슨과 피터 스미슨, 피터 쿡, 슈퍼스튜디오)이나 이에 대한 학자들의 분석(크리스토프 반 게러웨이, 서정일, 사이몬 새들러, 자크 뤼캉, 장-루이 코헨)을 실었다.
마지막으로 〈바리아〉에서는 기고받은 다양한 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파리 중심가의 거대 덮개 건축인 ‘카노페’와 그 배경으로서의 도시론(파트릭 베르제, 박종진), 노만 포스터의 거대한 단순성인 ‘애플캠퍼스’(이장건), 인프라스트럭처의 관점에서 서울의 지형에 대응하는 건축 계획안 ‘서울 테트라팟’(손주휘), 서울 내 기존 인프라의 재정의를 통한 도시 혁신 탐구(이장환), 자연 풍경의 발굴을 통한 지방 소도시의 생존 전략(맹민정), 고밀화된 한국 도시의 건축 문화와 역동성을 드러내는 용적률 분석(안기현), 집합주의 도시 속 건축과 도시계획의 방향성 제안(김성홍), 풍수/유교/식민/냉전의 역사적 관점으로 분석된 서울 도시의 정체성(한동수)에 대한 글들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