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차별과 편견에 맞서는 아이들의 성장 동화
동네에서 소문난 맛집 ‘정선녀 매콤 떡볶이’의 손녀 오나라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와 단둘이 씩씩하게 살아간다. 그런데 요즘, 나라에게 신경 쓰이는 일이 생겼다. 얼마 전부터 전교 회장 봉태주가 자꾸 비밀 장소에 멋대로 찾아오는 거다. 심지어 봉태주는 나라가 돌보는 길고양이에게 ‘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며 기분 나쁜 말만 툭툭 내뱉는다. 봉태주처럼 부모도 있고, 공부도 잘하고, 집도 잘사는 애가 여기까지 왜 찾아오는 걸까?
전교 회장 봉태주는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기고, 공부도 잘한다. 완벽해 보이는 태주에게는 딱 한 가지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다. 그건 바로 보육원에서 산다는 것. 지난해 대단지 아파트 부지에 지어진 답도 초등학교로 전학 오게 된 태주는 어른들의 이기심과 차별 어린 시선에 상처받는다. 심지어 ‘내 자녀를 보육원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보낼 수 없다’며, 학부모들이 보육원 아이들을 다시 전학 보내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진 것 없고, 부모님도 곁에 없지만, 우리를 함부로 하는 건 참을 수 없다. 태주는 세상을 놀라게 할 세 가지 비밀 프로젝트를 계획하는데…….
“버림받았어도, 누군가 잘 돌봐 주면 보호자가 될 수 있는 거야!”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아이들의 위대한 연대
『봉스타 프로젝트』에는 자신의 결핍과 한계를 극복하고, 마음을 나누며 성장하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어릴 적 아빠를 잃고 조손 가정에서 자란 하노이는 나라와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자기 일처럼 챙겨 주고, 강혜민과 최병민은 대단지 아파트에 살면서도 태주를 이해하고 태주의 뜻에 함께 나서 준다. 어른들이 쌓아 올린 차별이라는 벽을 허무는 것은 언제나 아이들의 용감한 연대였다.
어느 날 태주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나라에게 말한다. “뭔가를 책임진다는 게 얼마나 무섭고 어려운 일인지 알아?” 그러자 나라는 망설임 없이 말한다. “아니, 네가 모르는 게 있어. 할머니가 그랬어. 할머니가 버틸 수 있었던 건 나를 책임지고 키웠기 때문이라고. 누군가를 책임지면서 행복을 느낄 수도 있는 거잖아.”
상처 입고 버림받은 경험은 다른 이에게 내어 줄 마음마저 앗아가 버린다. 『봉스타 프로젝트』는 고립되고 소외된 아이들의 상처를 비추며, 주변 사람의 따스한 손길이 어떻게 상처를 치유하는지 보여 준다. 태주는 자신을 책임져 주지 않은 어른들에게 입은 상처로 힘겨워했지만, 다행히 그 상처를 알아봐 주고 보듬어 주는 따뜻한 어른들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나라 할머니나 재우 형처럼 피가 섞이지 않아도 버팀목이 되어 줄 좋은 어른이 곁에 있다면, 아이들은 언제 상처받았냐는 듯 다시 사랑을 베푸는 마음을 키울 것이다.
세상의 모든 소외받은 아이들에게 전하는 따스한 위로
『봉스타 프로젝트』는 어른들의 잘못된 편견 때문에 아이들이 차별받진 않는지, 상처 입은 아이들이 있진 않은지 계속해서 살펴야 한다는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차별은 멀리 있지 않다. ‘내 자식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했으면 하는 바람’은 언제든 ‘부모 없는 아이를 전학시켜야 한다는 차별’로 변질될 수 있다. ‘부모 없이 자란 고아’라는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힐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상처받는 이가 없는지 잘 매만지고 다듬어서 내뱉어야 한다.
이 책은 ‘우리 아이를 보육원생과 같은 학교에 보낼 수 없다’는 뉴스 기사의 제목에서 시작되었다. 백은하 작가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썼다고 밝히며,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너희 곁에 좋은 어른들이 버티고 있을게. 너희들도 세상에 맞서고, 끝까지 버텨 내길.”이라고. 지금도 혼자라는 생각에,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는 세상의 모든 태주와 나라에게 이 메시지가 가닿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