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세상을 바꾸기 위한 첫 걸음
타인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날 것
기시미 이치로는 정신의학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나며, 그리고 책을 쓰며 좌절에 빠진 이들을 많이 만났다. 어떤 이들은 앞으로는 나빠질 일밖에 없다며,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많은 삶이 오히려 더 불행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고, 또 어떤 이들은 스스로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고 자신을 비하하거나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 있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절망에서 벗어나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들려면, 자신의 존재, 그리고 삶 그 자체를 긍정할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이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 때문에 부모의 지나친 기대에 힘들어하거나 다른 사람의 평가에 휘둘린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나를 받아들일지 신경 쓰느라 자신의 진짜 욕구를 눈치채지 못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가족이 원하는 일이 달라 고민인 사람, 회사의 실적 압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 와중에 남자친구와의 이별로 고통스러운 사람, 상사의 갑질에 힘들어하며 자신의 성격을 고치고 싶은 사람을 상담하는 과정을 통해 삶을 보다 잘 살기 위한 해법을 찾고자 한다. 세 사람의 모습은 기시미 이치로가 만났던 환자들의 모습인 동시에 우리의 모습이다. 그들의 고민을 통해 내가 아닌 타인 중심으로 살던 모습을 발견하는 동시에 어떻게 인생의 중심에 나를 둘 수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의 과제를 대하는 태도가
앞으로의 삶을 결정한다
우리는 인생의 수많은 과제들에서 도망치기 위해 갖가지 부정적인 감정들, 불안, 열등감, 좌절 등을 만들어낸다. 마치 아이가 학교에 간다는 과제에서 도망가기 위해 배가 아프다고 하는 것과 같다. 부모는 꾀병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유 없이 학교에 안 갈 수 없기 때문에 복통이나 기침 등 정당한 이유(증상)를 만드는 것이다. 어른이 된 지금도 인생의 과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우울과 불안 더 나아가 마음의 병을 만든다. 따라서 자신이 갖고 있는 수많은 부정적인 감정들의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나를 이해하는 길로 연결된다.
기시미 이치로는 개인의 삶에 쌓인 문제들을 먼지 털 듯 단순히 털어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면으로 마주해보고 너무나 버겁다면 도망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어느 순간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모의 기대 때문에 힘들다면 부모의 과제를 대신 떠안고 있느라 힘든 것이 아닌지 살펴보자. 일상에서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면 불안의 원인을 확인하고 바깥으로 표현해보자. 글을 써서 표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자. 혹은 도와달라고 이야기해도 된다. 그러다 너무 버거우면 도망치기도 해야 한다고 본다.
무리해서 자신을 과대 포장할 필요도 없지만 깎아내려서도 안 된다. 사람과의 연결을 소중히 해야 하지만 관계에 의존하며 사랑받기 위해 애쓰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긍정할 것, 자립할 것, 그리고 잘못된 세상에 목소리를 낼 것이다. 결국 인생의 과제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자신이 중심이 되는 삶을 살아갈 힌트가 있다.
인생과 사회 속 불안과 좌절
그러나 결국은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
이 책이 기시미 이치로의 기존 책들과 다른 점은 개인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흐름도 함께 바뀌어야 함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개인이 느끼는 불행과 좌절의 원인을 개인 차원에서만 해석하지 않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 불황, 기후 위기, 각 나라 간의 갈등이 첨예한 세상에서 홀로 행복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실을 그동안 너무나 방치해두고 사회 문제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지만 하나씩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세계에서 우리가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개인의 정신적 건강도 사회의 건강도 중요하다. 저자는 아들러의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아들러가 정의하는 공동체는 최대 규모가 행성이라고 할 만큼 상상을 초월하지만, 최초의 단위는 ‘나와 당신’입니다. 그러니 이 단위에서부터 시작해 공동체를 점차 확대해가야 하죠. 즉 세상을 바꿀 힘이 ‘나’에게 있다는 얘기입니다.”
기시미 이치로를 통해 한국에 아들러 심리학이 알려진 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인간관계, 자신의 감정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삶과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아들러의 조언은 유효하다. 사랑받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자신의 자존감이라는 그의 메시지들은 우리가 절망에 가득 찬 세상과 인생에서도 자신의 가치와 목표에 제대로 초점을 두고 인생을 긍정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절망에서 희망으로 서서히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아들러는 말합니다. 희망이 없는 사람은 절망하지 않는다. 희망을 품었기 때문에 실현되지 않아서 절망하는 것. 그래서 현재 절망한 사실보다 처음 품었던 희망에 초점을 맞추어라.”
■ 이 책을 먼저 읽은 일본 독자평 ■
★★★★★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다. 인생에서 길을 잃고 헤매거나 지쳤을 때 읽어야 할 책.
★★★★★ 뜻밖의 선택지를 제시한다. 강력한 메시지 그리고 구체적인 방법이 들어 있다.
★★★★★ 《미움받을 용기》보다 더 읽기 쉽다. 기시미 이치로 생각의 정수가 담겨 있다.
★★★★★ 이렇게 솔직한 대화를 왜 나 자신과 할 수 없었는지 반성하게 된다.
★★★★★ 역시 기시미 이치로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