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키워 본, 키울 사람들을 위한. 그리고 아이였던 어른과 어른이 될 아이들을 위한 책. 『별이와 무지개다리』.
강아지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 아이와 나는 어떤 인연이기에 만나게 됐을까” 벅찬 마음으로 생각해본 적 있을 것이다. 제 발에 코를 대고 쉬면서도 내 행동 하나하나를 신경 쓰는 예민한 눈을 보며, 몇 번을 봐도 처음 본 것처럼 나를 반겨주는 꼬리를 보며 이렇게 사랑스러운 존재를 만난 건 참 행운이라 느꼈을 테다. 동시에, 가만히 그 아이의 등을 쓸다 보면 ‘나를 만나 살았던 이 아이는 나만큼 ‘행복’했을까‘ 마음이 미안함 반, 고마움 반으로 찬다.
작가 ‘한나’의 신간 ‘『별이와 무지개다리』는 강아지와 사람이 만나는 기적 같은 일에 대한 동화다. 작가는 강아지들을 ‘꾸슈랄라’라는 별에서 태어나 숙제처럼 지구를 다녀와야 하는 존재로 가정했다. 꾸슈랄라와 지구를 이어주는 건 ‘무지개다리’다. 맞다. 함께 한 강아지들이 세상을 떠날 때 사람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다”고 표현하는 그 무지개다리다.
꾸슈랄라에 사는 슈슈(강아지들의 애칭)들이 지구에 오는 이유는 하나다. 사람들이 가진 감정의 그릇을 더 넓고 깊게 만들어주기 위해. 우리들이 조건 없는 사랑을 받으며 기쁨, 슬픔, 행복, 책임감, 추억 등 닫혀 있거나 가라앉은 감정들을 느끼도록 슈슈들은 그 짧은 다리로 무지개다리를 건너 기꺼이 지구로 온다. 웃음이 부족한 이에겐 웃는 법을, 눈물이 부족한 이에겐 우는 법을 알려주려고.
작가는 강아지들이 지구에서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순간들을 소개한다. 강아지들이 내 사랑을 쏟을 주인을 처음 만나는 순간과 버려지는 순간, 친구 강아지들과의 교감, 사람보다 빨리 흐르는 강아지들의 시간. 지구에서의 책무를 다 하고 다시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순간까지. 작가는 신중하면서 따뜻하되 또렷한 글자들로 이 모든 순간을 책에 담았다.
강아지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책장을 덮을 때 강아지를 키웠던 순간들이 천천히 떠오를 것이다. 내가 지나친 순간들은 강아지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곱씹게 만든다. 작가는 강아지를 잃은 이들이 “더 잘해줄 걸”하곤 후회하며 흘리는 눈물까지도 배려 깊게 매만진다. 우리의 눈물이 결국 강아지들이 꾸슈랄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게 길을 닦아준다는 설정을 보며 작가가 동물과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얼마나 따뜻하게 바라보는지 엿볼 수 있다.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키워 본, 키울 사람들을 위한. 그리고 아이였던 어른과 어른이 될 아이들을 위한 책. 『별이와 무지개다리』.
- 동아일보 송충현 기자 -
로하이후북스는 ‘사랑해’와 ‘책들’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에요. ‘로하이후’는 과라니(Guaran?)어로 ‘사랑해’라는 뜻이랍니다. 과라니어는 남아메리카의 파라과이 사람들이 스페인어와 함께 사용하는 공용어인데요. 앞으로 로하이후 북스에서 나오는 책들이 지구 반대편에도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출판사의 이름을 지었어요. 반려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장편 동화책 세 권 『별이와 무지개다리』, 『별이와 지구별』, 『별이와 눈물 파도』를 선보이는 게 우리 출판사의 꿈이랍니다. 여러분들의 꿈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