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
마르셀 프루스트가 무려 100만 하고도 25만 단어에 달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쓰면서 (그것도 침대에 앉아서)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궁금한 독자가 있다면, 알랭 드 보통의 이 책에서 그 답변을 얻을 수 있다. 드 보통은 프루스트의 삶과 작품을 통해, 사랑에 상처받은 소설 속 주인공의 말에서 얻을 수 있는 위안과 작중 인물들이 겪는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방법을 제시한다.
그 탐구 대상인 프루스트의 산문에 버금가는 드 보통의 이 빛나는 산문은 우리에게 이른바 친구를 만드는 방법, ‘성공적으로’ 고통받는 방법, 책을 내려놓는 방법, 그리고 사랑을 인식하는 방법 등 삶을 바꿀 수 있는 아홉 가지 방법들에 대해서 조언한다. 그의 문장을 따라가며 우리의 삶과 프루스트의 삶을 비교하다 보면, 우리는 그토록 힘들게 여겼던 문제들이 사실은 한두 가지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것임을 깨닫고는 마음속의 무거운 짐을 가볍게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
프루스트는 유명한 외과의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항상 몸이 아팠다. 여름에도 외투를 두세 겹씩 겹쳐 입었으며 늘 추위를 느꼈다. 그는 특별한 세제로 세탁한 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민감한 피부를 가졌고, 천식 때문에 쉽게 외출을 할 수도 없었다. 이러한 모든 고난에도 불구하고 프루스트는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으며, 친구들이 프루스트 사후에 그들의 우정에 관한 책들을 출간할 정도로 그들과 깊은 관계를 맺었다. 또한 그는 고통을 통해서, 사물과 사람의 미동을 인식하는 감각을 섬세하게 벼릴 수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미묘한 변화에서도 그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고통을 통해서 얻은 지혜로, 그는 “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이라고 일컬어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탄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