景敎는 당(唐)나라 때 전래된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를 말하는데, 오늘날의 시리아에서부터 시작된 경교는 그리스정교에서 분파된 기독교 교파로서 교부 네스토리우스가 서기 428~431년에 창립하여 페르시아에 교회를 세웠다. 시리아 선교사들이 들여온 경교는 당나라 황실의 비호를 받으며 흥성하여 전국에 여러 십자사(十字寺)가 세워질 정도로 교세가 확장되었으며, 당시의 사회와 문화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당시 비(非)한족(漢族)들이 많이 신도가 되었고, 특히 당 태종(太宗)은 경교 일파를 장안에 머물게 하고, 사원을 지어 주었으며, 경교 경전을 한문(漢文)으로 번역하도록 명을 내릴 정도로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당시 많은 경전들이 漢文으로 번역되었는데, 본서에서 다룬 주요 경전으로는 경교의 전파 역사를 여실히 증명해 주는 〈대진경교유행중국비송(大秦景教流行中國碑頌)〉(景淨)이 가장 대표적이며, 그 외 〈서청미시소경(序聽迷詩所經)〉과 〈세존포시론(世尊布施論)〉이 있고, 예배서나 찬송문에 해당하는 〈존경(尊經)〉과 〈삼위몽도찬(三威蒙度贊)〉이 있으며, 〈일신론(一神論)〉, 〈선원지본경(宣元至本經)〉, 〈지현안락경(志玄安樂經)〉, 〈대성통진귀법찬(大聖通眞歸法贊)〉 등의 경문(經文)과 송문(頌文)이 있다. 또한 본서에서는 당시 경교도의 묘지명(墓誌銘)인 〈당고좌무위병조참군상기도위령무군화부군공신도지명(唐故左武衛兵曹參軍上騎都尉靈武郡花府君公神道志銘)〉과 〈당고안씨부인묘지명(唐故安氏夫人墓志銘)〉(文簡)에 주해를 가하였고, 마지막으로 경교비(景敎碑)에 대한 주술서(注述書)인 《당경교비송정전(唐景教碑頌正詮)》(陽瑪諾), 《독경교비서후(讀景教碑書後)》(李之藻), 《경교비문기사고정(景教碑文紀事考正)》(楊榮鋕)을 실어 경교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본 역서는 상기 문헌들에 대해 오창흥 교수가 교감(校勘)하고 주석(註釋)한 《대진경교유행중국비-대진경교문헌석의》를 번역한 내용인데, 본서의 도론(導論) 부분에 관련 내용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본 역서는 景敎 연구자 및 기독교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순수한 학술적 목적에서 하나의 중요한 기초 자료로서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가 중국 당나라 때에 이미 景敎라는 모습으로 전래되어 활발한 선교활동을 펼쳤고, 후에 원대(元代)까지 교세가 활발히 확장되었던 사실을 오늘날 새롭게 인지하면서, 이 책이 중국 전래 초기 기독교의 면모를 여러 문헌과 사적들을 통해 이해하는 귀한 통로와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