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공정과 상식’, ‘법과 원칙‘은 함정이었다.
이 책은 2021년 11월 시민언론 〈더탐사〉(구. 열린공감tv, 이하 〈더탐사〉)를 통해 제보한 ‘특종 현대차 MB 소송비 대납사건, 윤석열과 한동훈이 덮었다’를 중심으로 집필되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식적이고 평범한 삶을 희망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인생의 한 부분을 이 사회의 기득권 적폐 세력들에게 점령당해 기구한 운명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일을 여러 번, 그것도 한국 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부패 기득권 세력들에게 정신적ㆍ물질적 피해를 당할 수 있을까. 사이비 종교 피해, 취업 미끼 성폭행, 그루밍 성범죄, 가스라이팅 그리고 추악한 권력 졸부들의 민낯과 검찰 권력의 횡포, 거기에 더해 적폐 청산을 하겠다는 이가 스스로 적폐의 화신이 되어 벌인 악마의 법 기술까지. 지금도 나는 그 시간이 악몽과 같다.
나와 내 가족이 겪은 이 치욕스러운 과거를 다시 드러내는 일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나는 부패한 기득권이 무너트린 이 사회의 정의가 다시 세워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과 내가 그 희망과 변화의 단초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의 출판을 결심했다. 집필을 처음 결심했을 때,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어 나는 단 한 줄의 글도 쓰기 어려웠다. 집필하는 동안 내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 치욕의 과거가 다시 떠올라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림을 전공하는 나의 큰아이는 엄마인 나와 함께 한국사회의 병폐를 고스란히 경험했기에 자신의 그림 속에서 그 아픔을 표현했다. 출세지상주의, 엘리트주의, 편견, 불공정, 함정 등의 우리 사회의 어둡고 추악한 이면을 그림 속에 그대로 담아, 미국 하원 의회로부터 작품상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차마 아이의 수상(受賞)을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줄 수 없었다. 이 책의 표지에 삽입한 내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위선자들이 사회지도층으로 군림하며,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해치려 악마의 손길을 뻗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구치소 수감으로 인해 내 아이는 입양을 가게 되었다. 수원지방 검사장이 내게 선고된 징역 6개월 구형이 부당하므로 2년 형을 선고해 달라며, 대법원까지 재항고를 신청했기 때문으로 1년 6개월을 더 복역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형편도 어려운 노부모에게 아이를 계속 맡겨둘 수 없어 내린 결정이었다. 나는 구치소에서 ‘친권포기각서’와 ‘입양동의서’를 작성해 미국에 있는 언니 부부에게 아이를 양자로 입양 보냈다. 만 18세가 된 나의 아들은 친부, 새아버지, 내 아이를 만나 자신을 큰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했던 채양기, 그리고 언니의 남편인 입양부(父) 그렇게 네 명의 아버지를 거치며 청소년기를 보내게 되었다.
나는 나의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 대한민국 사회지도층이라는 자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이 사회의 병폐와 적폐의 온상을 밝히겠다고 다짐하며, 나의 모든 것을 걸었다. 대한민국 기득권 세력들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으며, 이 사회에서 누리고 있는 그들의 기득권을 대대손손 누리기 위해, 더욱 노골적으로 기득권 카르텔을 형성해 가고 있다.
내부거래를 통해 주식을 사들여 더 많은 부(富)를 축적하고, 남의 돈을 내 것인 양 사용하고, 타인을 함정에 빠트려서 재산을 강탈하고, 허위 경력과 이력으로 포장해 자신보다 더 지위가 높은 이들과 어울리려 기를 쓰고, 가짜가 진짜인 양 자신을 포장하며, 가면을 쓰고 끊임없이 위장한다. 그리고 사회는 그들의 가면에 속아 넘어간다. 나와 같이 말이다.
두 아이를 그렇게 미국에 보내고, 출소 후 나는 범죄기록 때문에 미국에 자유롭게 출입국 할 수 있는 비자를 사용할 수 없었다. 별도로 방문비자 발급을 신청해야 하는데, 인터뷰에서 나를 중범죄자로 취급한 영사(領事)가 비자 발급을 번번이 거부해, 나는 2년 6개월간 아이들을 만날 수 없었다. 그리운 아이들을 보지 못하는 동안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밖에 없었다.
2년 동안 세 번의 미국 비자 발급을 위해, 나는 인터뷰를 기다리는 그 긴 행렬 앞에서, 창피함을 무릅쓰고 간절히 나의 억울한 상황을 마이크를 통해 설명하며 눈물을 흘렸다.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어 미국에 가야 하는데 왜 비자 발급을 승인하지 않느냐고, 나는 이 사회 권력 졸부들의 희생양이라고, 대한민국의 검찰과 사법부가 잘못된 판결을 한 것이니 믿어달라고… 그렇게 간절히 애원했지만, 한국계 미국 영사는 냉정하게 비자 발급을 거절하는 그린레터(green letter)를 내게 건넸다. 현장에서 부끄러움도 모른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그린페이퍼를 들고 한참 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는 내 모습에 영사는 생각이 바뀌었는지, 놀랍게도 집에 돌아와 보니 비자 승인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기괴한 무속에 휩싸여 공정과 상식,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없는 상태이며, 온갖 거짓과 기만적 술수로 국민을 속이고 언론을 장악해 국민의 눈과 귀를 통제하며 진실을 덮고 있다. 나의 사건을 보도한 시민언론 〈더탐사〉는 집권 권력층의 비리 의혹 보도를 이어가다가 열여덟 차례가 넘는 압수수색을 당해야 했고, 취재 기자는 검찰로부터 두 차례 구속영장까지 청구되었다.
미국 국무부가 2023년 3월 〈2022년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한국은 명예훼손죄로 표현ㆍ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라고 하며, 윤석열 정부의 언론탄압의 심각성을 지적했듯이 나의 사건을 특종 보도한 〈더탐사〉는 연이은 특종 보도를 냈지만, 제보 자체의 신빙성 의혹으로 현재는 안타깝게도 가짜뉴스(Fake News)라는 오명의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모든 진실을 밝히기까지 나는 죽음의 계곡을 건너야만 했다. 나의 사건이 〈더탐사〉를 통해 보도된 직후, 보도 내용 전부가 허위 사실이라며, 허위 사실 명예훼손 및 모욕 등 5건의 형사고소와 언론 및 출판금지 가처분 소송을 당하였다.
반면, 내가 고소한 사건인 성폭행 사건과 재산을 사기, 강탈한 두 사건은 경찰서에서 ‘혐의 있음’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됐지만, 검찰은 두 사건을 모두 ‘무혐의’로 종결했다. 이로써 사법부의 판단을 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나의 사건은 진실과 함께 검찰의 캐비닛 속에 봉인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기득권 세력이 파놓은 죽음의 골짜기에 갇힌 채 죽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나에게 어느 순간 한 줄기 구원의 빛이 찾아왔다. 살아도 사는 게 아닌, 모든 게 끝이 나더라도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던 시간,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나와 함께 계셨다. 죽음의 계곡에서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굳게 믿으며, 나에게도 임했듯이 지금의 대한민국에 하나님의 은혜가 속히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 나를 세상의 죄악과 죽음에서 건지신 하나님의 그 놀라운 은혜의 여정을 기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