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먼저 미국 12대 지표를
반드시 읽어라
경제지표가 향후 경제 상황의 전환점을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지표’라는 한 단어로 표현했지만, 실로 많은 종류가 있으며, 각 나라마다 경제지표가 존재한다. 경제 활동과 금융 부문의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은 국내의 경제지표만 보아서는 세계 경제의 실상을 파악할 수 없다. 세계 경제지표도 꼭 이해해야 하며, 각기 다른 나라의 몇 가지 경제지표를 하나의 흐름으로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수많은 경제지표 중 어떤 지표를 봐야 할까? 저자는 세계 경제의 큰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미국 12대 지표를 봐야 한다고 말한다. 주식시장, 채권시장, 외환시장에 참가한 모든 투자자가 항상 주목하는 것은 ‘미국 경제가 앞으로 좋아질지 아니면 나빠질지’다. 주가와 금리, 환율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크게 변한다. 따라서 세계 경제의 큰 흐름은 미국을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의 수장은 전 세계에 나라의 수만큼 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주목 받는 것은 FRB(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발언이다. FRB는 미국의 중앙은행이지만, 전 세계에 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세계의 중앙은행이기도 하다. 따라서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 총재는 늘 FRB 의장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중앙은행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미국의 고용통계는 중요하다. 수많은 경제지표 중에서도 미국의 고용통계만큼 주가와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말할 수 있다. 고용통계 발표를 지켜보고 있으면, 발표 전후로 환율이 격렬하게 요동치는 것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 될 때는 고용통계는 물론 물가 상승률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 이때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와 ‘PCE(개인소비지출)’를 주목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미국의 ‘소매 매출액’을 봐야 한다. 미국 경제는 경제 활동의 대부분인 약 70%를 개인 소비가 차지하기 때문이다. 제조업 관련해서는 ‘ISM 제조업지수’가 중요하다. 가까운 미래의 제조업 수요를 빨리 파악하기 위해 구매관리자의 동정을 살피는 지수다. 이 숫자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대, 밑돌면 경기 후퇴를 시사하기 때문에, 주가와 채권시장, 환율 모두 ISM 제조업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 반드시 봐야 하는 미국의 12대 경제지표
1. 고용통계 | 2. 신규 실업급여 신청 건수 | 3. 소매 매출액 | 4. GDP | 5. 개인 소득 및 지출 | 6. 소비자신뢰지수 | 7.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 8. 내구재 수주 | 9. 광공업생산지수 | 10. ISM 제조업지수 | 11. 신규 주택허가 건수 | 12. 소비자물가지수(CPI)
시장의 방향성을 모르면
급격한 시세 변동에 당한다
2022년 이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해진 첫 번째 이유는 금융 완화다. 특히 코로나 위기로 경기 후퇴가 일어날 것으로 본 FRB는 엄청난 기세로 통화 공급을 늘렸는데, 그 후유증이 인플레이션인 셈이다. 또한 큰 문제는 이번 인플레이션이 단순한 수요 초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인플레이션은 지정학적 요인이 얽혀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간의 신냉전과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이것은 모두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요인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 시대에 투자자는 왜 스스로 경제지표를 확인해야 하는가? 그 이유는 과거 몇 번이고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배신당했기 때문이다. 미디어 등에 출연하여 의견을 내놓는 전문가를 신용할 수 없게 되면 스스로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때문에 판단을 내릴 재료로 경제지표를 읽는 힘을 길러야 한다. 투자란 전쟁과 비슷하다. 장기간에 걸쳐 싸울 때 중요한 전략은 거시적인 관점을 읽는 것이다. 단기간에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큰 방향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급격한 시세 변동에 당하고 만다.
예측은 맞기가 어렵기 때문에, 워런 버핏과 피터 린치 같은 투자의 대가들도 경제 예측에 힘을 빼지 말라고 조언했다. 책 《세계 인플레이션 시대의 경제지표》의 저자 에민 율마즈도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눈앞에 일어난 사건에 휘둘리지 않고 거시적인 관점을 가지는 것임을 계속해서 역설한다. 미국에 금융위기가 일어나면 전 세계로 불똥이 튀고, 경제 규모가 작은 신흥 국가에서 일어난 위기도 선진국으로 파급하여 커질 위험성이 항상 존재한다. 또 경제 구조의 차이로 인해 국제 경제보다 선행하여 움직이는 나라도 있는가 하면, 뒤늦게 움직이는 나라도 있다. 이렇듯 세계 각국의 경제 관계는 글로벌화와 더불어 더욱 긴밀해졌다. 독자들은 책 《세계 인플레이션 시대의 경제지표》를 통해 약동하는 세계 경제와 그 배경에 있는 메커니즘을 이해하여, 거시적인 흐름을 읽는 눈을 뜨고 투자에서 승리하는 첫걸음을 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