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経済の起源』을 번역한 것이다.
곧 경제‘학’의 기원이 아니라 경제의 기원을 해명하기 위해 씌어진 것이다.
흔희 이야기하는 아담 스미스를 필두로 하는 ‘자유주의’ 경제학의 기원이 아니라, 칼 폴라니Karl Polany 이래로 지적되어온 “호수적 증여”, “재분배”, “시장 교환”이라는 경제 시스템의 유형에 근거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래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에서 주로 다루는 “생산 양식”이 아니라, 가라타니 고진이 제시한 “교환 양식”이라는 걸 경제의 핵심 개념으로 삼고 있거니와, 이걸 계승해서 경제의 기원을 해명하고 있다.
여기에 마르셀 모스Marcel Mauss와 데이비드 그레버David Graeber의 학설, 곧 증여론에 기초한 상품 교환으로의 이행이 중요한 이론틀로서 기여한다.
그러나 문화인류학자나 역사학자들처럼 역사적ㆍ사실적인 추정이 아니라, 논리적인 추론을 중심에 두면서 사실적인 측면을 참조하고 있다.
그리고 호수적reciprocal 증여 [교환]와 상품 교환 양식 그 자체의 분석보다도 “호수적 증여→재분배→시장[상품] 교환”(더 나아가서 코뮤니즘) 양식의 변환transformation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게 저자 오사와 마사치 사회학의 강점이다.
흔희 물물 교환에서부터 (화폐를 매개로 한) 상품 교환으로 전화하고, 이 (시장에서의) 상품 교환의 발전으로부터 오늘날의 자본주의 경제가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허나 물물 교환은 일반적인 교환 양식[형태]가 아니다. 증여가 기본적인 양식이다.
증여란 말 그대로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주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에는 상품 교환과 같이 사고팖이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어떤 자[주로 공동체의 대표]가 주면 그걸 받아야 할 의무가 있고, 일정한 시간을 거쳐서 그에 값하는 무언가를 되돌려줄[답례] 의무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행위다.
상대방의 증여를 거절한다는 건 그[가 대표하는 공동체]와의 호수적인reciprocal 관계를 맺지 못하고서 전쟁을 하겠다는 의미다. 곧 증여는 그 이면에 전쟁[과 약탈]을 깔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의 생산력이 발전하면서 ‘잉여’가 생기고, 그 잉여에 기초해서 정치 권력 등이 형성되면서 호혜적인 증여 (교환)에서 ‘재분배 시스템’이 생겨나기도 한다(이는 필연적인 게 아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공동체 사이의 교역이 발전해온 게 인류의 역사다.
이 책은 이에 대한 추상적ㆍ논리적 검토다.
이 논리에 대한 간략한 요약 설명으로는 이 책의 해설판인 이치노가와 야스타카市野川容孝의 글만한 게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걸 먼저 읽는다면 난삽하게 보이는 논리에 위들리지 않고서 끝까지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은 곧 이어 나올 오사와 마사치의 『〈세계사〉의 철학』(현재 8권까지 발행)의 가이드에 해당된다. 이에 대한 심화 학습을 바라는 분은 이 책들을 읽기를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