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깊이 상호작용하는 한국의 내일을 내다보기 위한 필수 교재!
-친숙하다고 여겼던 미국 정치의 낯선 모습을 만나다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다. 지금 미국은 나토(NATO) 동맹국들과 함께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한국·일본·필리핀·호주·베트남 등과 더불어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연합전선을 펼치고 있다. 한·미·일 3국 정상은 지난 8월 캠프데이비드 3국 협력체제를 선언하면서 이전에 비해 훨씬 가깝게 밀착하고 있다. 한국은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 중의 하나로 부상했으며 대외 수출국 1위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다. 미국과 한국이 더 가까워질수록 미국의 정책결정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다. 미국에 비상한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넘치는 상황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국민과 정부, 기업들은 미국을 피상적으로 알고 있고 설익은 이해로 오해하는 부분도 많다. 신간 《미국에서 본 미국 정치》를 쓴 박홍민·국승민 교수는 모두 서울대학교에서 학부와 정치학 석사를 하고 미국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대학에서 미국 정치를 가르치고 있다. 박홍민 위스콘신주립대 교수는 미국 의회와 대통령, 정당 등 정치제도 전공이며 국승민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선거와 여론, 인종, 경제적 불평등을 전공으로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미국인 교수들의 저술은 주로 자국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주장과 사실을 전개하기 때문에 한국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으며 저자의 ‘일방적’ 주장에 끌려가기 쉽다. 이를테면 국내에 소개된 미국 정치와 사회에 관한 저술은 객관적인 서술은 극히 부족하고 부정적인 부분만 과도하게 부각된 것들이 많다. 저자들은 한국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미국 정치와 사회 현상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서술했으며, 근래 미국 정치학계가 꾸준히 축적해온 연구 결과물들을 압축해 설명했다. 무엇보다 저자들은 미국 정치와 시회현상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 입장에서 관찰하여 미국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해준다.
현재 미국에서 일어나는 정치 현상의 원인이 궁금할 때 펼쳐야 할 책!
‘제1부 대통령 선거’편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층은 어떤 사람들인지, 내년(2024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시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자세히 분석했다.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의 경선 방식, 한국과는 다른 선거자금에 대한 인식과 가정 방문 선거 캠페인, 다양한 아이디어의 선거광고 등이 흥미롭게 서술됐다. ‘제2부 연방의회’편에서는 연방의회 변천사와 비민주적인 선거구 획정(게리맨더링)과 과도한 현역 의원 당선 이점 등이 소개된다. ‘제3부 변화하는 미국 정치’편은 감정적 갈등으로 치닫는 정당 양극화 현상과 연방 상원과 하원의 운영방식, 아울러 무제한 토론인 ‘필리버스터’ 실태, 정부의 핵심 정책 예산을 통과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예산조정안제도’를 다룬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매우 복잡하게 보이는 상하원의 법안 처리 과정과 보조금을 둘러싼 행정부와 의회 간 줄다리기,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안) 처리 논란 등 우리 기업들과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정책 예산의 결정 과정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덧붙여 임신중지권에 관한 기존 판례를 뒤집음으로써 이념의 선봉장이 된 연방대법원을 들여다보고, 트럼프 전 대통령 등장 이후 극단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흑인과 아시아인 등 소수유색 인종 혐오 문제, 힘겹게 합의를 찾아가고 있는 총기 규제 문제 등 최신 이슈도 따끈따끈하게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미국 국내 정치 역학관계가 대외관계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 사례로, 아프가니스탄 철수와 우크라이나 전쟁,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언급하면서 한국이 미국 정치제도와 정치 및 사회 현상, 여론 향배를 예의 주시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미국 정치학계의 체계적인 연구결과를 충분히 반영하고자 노력한 이 책의 내용은 저자들만의 독창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수십 년간 축적된 ‘집단지성‘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