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피와 체액으로 몸을 되살린다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통즉불통(通則不通), 불통즉통(不通則通)’이라고 했다. ‘피가 잘 통하면 아프지 않고, 피가 안 통하면 아프다.’ 혈액순환이 건강의 핵심임을 강조한 것이다.
피는 혈관을 돌아다니며 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피가 잘 돌지 못하거나 혼탁해지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긴다. 현대인들에게 흔한 스트레스, 과식, 인스턴트 음식 섭취는 피 속에 염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을 쌓이게 해 피를 혼탁하게 한다. 매우 흔하게 겪는 어지럼증, 수족냉증, 손발 저림 등도 혈액순환 장애가 원인이며, 아토피, 알레르기, 건성 등의 피부 질환들도 대부분 피가 오염되어 발생한다. 암, 탈모, 당뇨병 같은 병증들도 대부분 오랫동안 혈액의 조건이 나빠지면서 발병한다. 건강한 피가 오장육부와 사지말단까지 두루두루 잘 돌아다녀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동의보감』 단방에서 허준은 피와 진액을 윤택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체액을 뜻하는 진액은 우리 몸의 분비물과 조직액을 말한다. 몸에서 부족해지면 피부가 건조하고 관절에서 소리가 나며,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잘 빠지며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 체액이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면 면역력이 떨어져 만성병에 시달리게 된다.
『동의보감』 단방에서는 건강한 피와 체액을 생성하는 한방 약재로 생지황, 궁궁, 당귀, 천근, 울금, 생우즙 등을 소개한다. 『식탁 위의 동의보감 2』는 이렇듯 『동의보감』이 제시한 39개 한방 약재를 이용한 자연식을 담았다. 한방 약재와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99개 한방 자연식은 피와 체액을 맑게 유지하고 재생시켜 몸의 활력을 되살려준다.
의약품이 탄생하기 전 태곳적부터 인류는 오랫동안 식물 약초로 병을 치유해왔다. 약초를 찾는 인간의 노력은 질병의 역사만큼 오래되었다. 약초의 효능은 수천 년 의약의 역사와 함께하며 축적된 임상 경험으로 검증되어 온 것이다. 이들 한방 약재를 오늘에 되살려 식생활에 활용하는 일은 현대인들에게 매우 필요하며 유익하다. 인스턴트 식품과 화약 약품, 오염된 공기에 찌든 몸을 자연의 생명력이 키운 한방 약재로 다스린다면 현대인의 신경증을 비롯한 만성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식탁 위의 동의보감 2』에 소개된 99가지 음식으로 건강관리를 시작해보자.
동의보감 보약 밥상으로 평생 건강을 지킨다
『식탁 위의 동의보감』 제1권에 이어 『식탁 위의 동의보감 2』도 한식의 중요한 가치인 ‘약선(藥膳)’과 ‘식치(食治)’를 되살리려는 노력이다. 우리 선조들은 약선적 관점에서 음식을 조리했다. 식재료 및 양념의 기능과 효능을 잘 헤아려 조화롭게 만드는 것, 이러한 음식을 먹고 병을 예방하는 것, 이것이 바로 허준이 말한 ‘식치’이다. 보약과 치료는 그 다음이다.
『식탁 위의 동의보감 2』는 500년 전 허준의 동의보감 양생법을 레시피로 재현한 조리서다. 병을 예방·치료하는 건강한 전통 한식 조리법, 식재료와 양념을 보약처럼 활용하는 약선 요리,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전통 한식 레시피, 몸의 생명력을 길러주는 조화로운 식이법을 소개한다.
우리는 풍요로운 음식 문화 속에서 살고 있지만 범람하는 외래 음식과 대량 생산된 가공식품, 상업화된 외식 산업에 둘러싸여 먹는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와 한식의 철학을 잊고 있다. 『식탁 위의 동의보감 2』는 우리 선조들의 식문화를 복원하려는 노력이며, 진정한 미각을 잃고 사는 현대인들을 위한 새로운 식(食) 제안이다. 음양오행의 상생 상극 원리에 따른 조리법, 체질에 맞는 이로운 음식 조리, 양념으로 재료의 부족한 양분을 채우고 식재료들이 서로 어우러지도록 조리하는 방법, 건강하게 먹는 방법 등 허준의 양생법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책에 수록된 99가지의 보약 음식을 생활화한다면 한식에 스며 있는 건강한 음식 조리법과 좋은 건강식에 눈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