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년 종교개혁은 교회의 개혁이었고,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하고 타락하기 이전의 근원으로,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종교개혁의 정신이었다.
첫 답사 장소인 체코 프라하의 베들레헴 교회에서 개혁가 얀 후스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그에게 영향을 준 영국의 위클리프와 롤라드파, 더 이전의 발도파와 카타리파로 거슬러 올라가는 개혁신앙의 원류를 짚어보며 1517년 10월 독일 비텐베르크에서 개혁의 물줄기가 솟구쳐오르기 이전에도 오랜 시간 동안 면면히 흘러온 지류들이 있었음을 일깨운다.
마침내 하나님은 마르틴 루터를 사용하셨다. 비텐베르크 이전과 이후에 에어푸르트, 라이프치히, 보름스, 아이제나흐(바르트부르크성) 각지에서 펼쳐지는 루터 생애의 장면들은, 어떠한 준비와 훈련을 거쳐 그가 쓰임받게 되었는지, 결코 순탄하지 않았으나 오로지 진리를 향해 헌신한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짧은 시간 내에 교회개혁의 거센 물살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취리히의 츠빙글리와 제네바의 칼빈은 개혁교회의 기초를 세우고 대학을 설립해 설교자를 양성하기에 힘썼다.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 신학 저술들이 교회를 굳게 세워 나갔고, 파렐, 베자, 녹스 같은 개혁의 동지들을 통해서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이후 장로회, 침례회, 감리회 등 현재의 개신교 교파들이 16세기의 교회개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사도의 가르침을 계승하고 이단으로부터 교회를 지킨 암브로시우스와 아우구스티누스를, 피렌체에서는 15세기 개혁자 지롤라모 사보나롤라를 기억하고, 마지막 여정인 로마에서는 사도들이 순교한 장소와 그 위에 건축된 대성당을 바라보며 교회가 가야 할 길을 생각한다.
답사의 발길이 닿은 지역마다, 개혁자들이 직접 남긴 유산들뿐 아니라 그들이 당대와 후대의 예술과 문화, 사상에 끼친 영향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음을 볼 수 있다.
어제의 선배들로부터 물려받은 신앙과, 오늘 우리의 교회와,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까지 믿음의 유산을 이어갈 내일의 교회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