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기억에서 만나는 기이한 동물들
이 책에는 ‘너구리 동굴’, ‘고라니 도로’, ‘거북이 텐트’, ‘개구리 볼펜’, ‘대신가게와 고양이 가면’ 다섯 편의 ‘기동물 이야기’가 담겨 있다. ‘기동물’은 주로 동물 이름이 붙은 사물이나 공간에 나타나는데, 13세 이하의 어린이들 앞에만 모습을 드러낸다. 기동물은 귀신이나 요괴와는 다른 무서운 존재며 아이들의 불안한 마음을 먹고 산다.
주변의 어린이들을 보면 사랑스럽고 즐거워 보인다. 하지만 돌아보면 우리의 어린 시절이 밝고 즐겁지만은 않았다. 어른 또한 그 시절을 지나왔지만, 그 시절의 정서를 생생하게 느낄 수는 없다. 그래서 이 만화는 특별하다. 자신의 어린 시절에서 밝았던 부분을 빚어 만든 이야기가 명랑만화였다면, 《기동물기》는 그 시절 어두웠던 기억들과 만나면 만들어진 이야기다.
“감정은 ‘기쁘다’ ‘슬프다’라는 단어로만 표현되지 않는다. 특히 어두운 감정일수록 결이 잘게 쪼개지면서 내가 어떤 기분인지 설명하기 힘들다. 어렸을 때 그런 감정들에 당혹스러웟던 기억이 많다. 그런 모호한 감정들이 ‘기동물’ 설정의 바탕이 된 것 같다. 화나고 슬펐던 감정들이 시간이 흘러 사라진 게 아니라 동물의 이름을 가지고 어디선가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작가의 말 중에서
항상 좋은 일, 행복한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사람은 그렇게 살 수 없다. 어린이도 마찬가지다. 억울하고 화나고 슬픈 경험은 각자의 마음속에 오래, 아프게, 강하게 남아 있다. 작가가 전하는 기이한 이야기, 《기동물기》는 어린이들의 어두운 마음을 대변한다. 동시에 이 책의 책장을 넘기면서 긴장감과 흥미, 공포를 극복할 어린이들의 용기를 응원한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건강 만화
《기동물기》는 딸기책방에서 기획한 ‘만화 보물섬’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이다. ‘만화 보물섬’ 시리즈는 아이와 부모,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건강한 만화로 구성되는 만화 문고다.
인터넷에는 공짜 만화가 흘러넘치지만, 정작 어린이에게 권할 만한 만화는 많지 않다. 어른들과 함께 보는 만화가 아이들에게도 즐거움과 쾌감을 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 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화 보물섬’ 시리즈는 어린이 독자를 중심에 두고 창작된 것으로 부모와 교사들이 안심하고 권할 수 있는 만화다. 이 시리즈는 어린이에게는 꿈과 휴식, 어른에게는 추억과 즐거움, 가족에게는 대화의 시간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