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때문에
십 대의 마음은 전전긍긍
사춘기 십 대에게는 몸이 문제다. 우선, 2차 성징이 드러나며 몸이 갑자기 달라지는데 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십 대가 적지 않다. 또 이 시기에 갑자기 살이 찌거나 빠지기도 하는데, 이러한 변화 때문에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말 때문에 겪는 고통이 실로 어마어마하다. 안 그래도 자신이 남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 신경 쓰여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내는 십 대에게 남들이 툭 내뱉는 한마디는 송곳처럼 가슴을 찌른다. “굴러다니게 생겼다, 야!” “너무 말랐네. 밥은 먹고 다니냐?” “다리 겁나 굵어!” “얼굴 완전 네모네!”
게다가 TV나 SNS에서 마주치는 이른바 ‘멋진 몸’들도 십 대를 괴롭힌다. 아이돌이나 뷰티 인플루언서의 길고 날씬한 몸과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하고 매끈한 몸이 한없이 멋져 보이면서, 그렇지 못한 자기의 몸이 하찮고 못나 보이다가 급기야는 미워지기까지 한다.
이렇게 몸 때문에 안팎으로 들들 볶이는 십 대의 마음은 그야말로 전전긍긍. 그래서 적지 않은 십 대가 외모 콤플렉스에 빠져 힘들어하고, 그중 일부가 체중 감량을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도 서슴지 않으며, 성형수술 받을 수 있는 날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자기 몸을 사랑하고 싶은
십 대를 위한 안내서
『십 대를 위한 몸매 안내서』를 쓴 도미니크 아델 카수토 박사는 프랑스 파리의 피티에-살페트리에르 병원에서 십 대 청소년과 그 가족을 만나 상담하고 치료해 온 의사다. 특히 무리한 다이어트의 부작용으로 고통받거나 비만으로 고민하다 병원을 찾은 십 대를 돌보는 것이 그의 전공 분야이다.
카수토 박사는 그동안 수많은 십 대 청소년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왜 몸 때문에 고통받고 급기야 자기 몸을 미워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고 그들의 아픈 몸과 마음이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러한 그가 몸 때문에 홀로 고통받고 있을 십 대 청소년을 위해, 오랜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을 차곡차곡 정리해 이 책에 담았다. 몸무게를 올바로 이해하는 법, 외모 콤플렉스를 일으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법, 자기 몸을 있는 그대로 보고 가치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식, 건강한 몸을 가꾸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 SNS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 등 십 대가 행복하고 건강한 인생을 가꾸는 데 필요한 구체적이고 강력한 무기들이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몸무게와 관련해서 근육이 지방보다 무거우므로 근육이 많은 체질이라면 몸매는 날씬해도 몸무게가 많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들려주고, 다이어트와 관련해서는 성장기 청소년이 다이어트를 하면 오히려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하며 몸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으로 나누다 보면 오소렉시아(건강 음식 집착증)에 빠져 오히려 건강이 나빠질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SNS에 셀카를 자주 올리다 보면 다른 사람 앞에 나서기 힘들어하는 사회불안장애나 우울을 경험할 수도 있으니 남에게 잘 보이려는 마음을 조심하라고 타이른다.
부모님께
- 자녀에게 기댈 곳이 되어 주세요
이 책에는 십 대뿐 아니라 부모님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들어 있다.
예를 들면 자녀의 체중을 걱정하는 부모님의 마음속에는 “자기 몸에 대한 (과거 또는 현재의) 불만”이 있을 수 있으니 “자녀에 대한 걱정이 부모님 자신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당부가 그렇다. 또 저자는 외모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은 사춘기 자녀가 변화해 가는 자신의 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걸 방해할 수 있다고 일깨운다. 끊임없이 다이어트를 하는 부모를 둔 자녀는 자기 몸매가 너무 뚱뚱하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될 수 있는데, 부모가 “말과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는” 이상적인 몸의 조건들을 저도 모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녀를 도울 수 있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녀가 언제든 편하게 속내를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그래서 저자는 부모와 자녀의 대화를 돕는 팁도 소개한다). 우울감을 느끼거나, 더 이상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거나, 운동도 방과 후 활동도 꺼려지거나, 성적이 갑작스레 떨어지는 것과 같이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도와 달라고 손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늘 곁에 있는 부모님이라면 얼마나 든든할까!
모든 사회 문제가 그러하듯, 몸매 때문에 겪는 고통도 당사자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렵다.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자녀가 함께 몸으로 인한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몸 문화를 만들기 위해 행동할 때 비로소 그 고통은 줄어든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변화의 씨앗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