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은 인간이 영적인 것을 추구하는 존재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교회사에서는 끊임없이 수도원 운동의 흐름이 이어져왔다. 하나님과 교통하고자 하는 갈망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비롯한 수많은 사회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는 현재 어디로 향해야 할지, 무엇을 추구해야 할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럴 때 수천 년 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저마다의 상황 속에서 무엇을 붙들고 살기를 다짐해왔는지를 살필 수 있는 수도원의 유산과 정신을 되새겨보는 것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도원, 그 현장을 가다』는 교회사학자인 저자 박경수 교수가 직접 방문한 여러 수도원 중 역사적으로나 지역적으로 중요한 대표적 수도원 열한 곳을 선별하여 소개한 책이다. 위치한 국가로 보면 이집트, 튀르키예,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에 속하고, 전통으로 보면 콥트정교회, 동방정교회, 그리스정교회, 베네딕투스회, 프란체스코회, 도미니크회, 시토회, 맨발의 카르멜회, 예수회에 속한 수도원들이다. 선별된 수도원을 중심으로 그와 관련이 있는 수많은 수도원과 건물, 장소들도 함께 소개하여 풍성한 탐방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직접 방문해본 사람만이 알려줄 수 있는 Tip
이 책에는 높은 고도에 위치한 수도원에 올라갈 때는 버스를 타고 올라가면 아래로 펼쳐지는 멋진 경치를 즐기면서 갈 수 있다든지, 일찍 출발해야 산 위에서 아침 산책 겸 트래킹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된다든지, 여름에 스페인을 여행할 때에는 ‘시에스타’라는 독특한 낮잠 문화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든지, 제단화 뒤에 숨겨져 있는 조각상이 드러나면서 환한 조명을 비추는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좋다든지 하는 등의 직접 방문해본 사람만이 알려줄 수 있는 탐방을 위한 여러 팁이 함께 소개되어 있다.
위치 정보와 QR 코드 수록
실제 여행자들이 탐방할 때 지도를 보며 확인하듯이, 비록 안방에서의 순례이지만 각 장 시작 부분에 수도원들의 위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지도를 넣음으로써 본격적인 수도원 탐방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책의 맨 뒤에 주요 장소의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 주소, 지도로 연결되는 QR 코드를 수록하여 책에 소개된 수도원을 실제 방문해보려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Dum spiro, spero meliora in Deo!’(내가 숨 쉬는 한, 하나님 안에서 더 좋은 것을 희망한다!)라는 라틴어 격언처럼, 우리는 오로지 하나님 안에서 새로운 소망을 가질 수 있다. 수도원 순례는 우리가 다시금 우리의 출발점인 하나님께로 돌아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는 여정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우리 삶에 지도와 나침반을 제공할 것이다. 책으로 순례하고자 하는 이들, 실제로 순례를 떠나려는 이들에게 이 책이 좋은 안내서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