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는 그리스도인을 방해하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옛말’과 ‘시대적 거리’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예배용 성경은 1952년에 처음 나온 개역 성경에 기초한 번역인데,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낯선 옛 표현이 곳곳에 남아 있어서 말씀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울 때가 많다. 약 2,000년 전인 성경 시대의 문화와 관습은 오늘날과 너무도 다르다는 점 역시 우리의 머릿속에 물음표를 남긴다. 이 때문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성경 읽기를 어려워한다. 특히 누가복음은 우리에게 예수님의 가르침과 생애를 생생하게 들려주지만, 옛말과 시대적 거리 때문에 그 감동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넘어 누가복음을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성서학자 민경식 교수가 친절하게 풀어낸 『누가, 예수의 생애를 기록하다』 출간되었다. 현대인에게 낯선 언어와 단위를 현대적으로 고쳤고, 성경 시대의 문화와 관습을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번역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다채로운 삽화, 배경지식을 설명하는 ‘TIP’을 책의 곳곳에 배치하여 본문을 이해하고 성경의 세계로 깊이 빠져들 수 있게 도왔다.
■ “발 씻을 물”은 어떤 의미일까?
이 책에는 성경 시대의 문화와 관습을 풀어 설명하는 번역이 돋보인다. 일례로 누가복음에서 예수님은 바리새인을 호통 치며 “…너는 내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아니하였으되…”라고 말씀하셨다. 이 책은 이 말씀을 “극진한 손님을 초대할 때는 집 안에 들어오기 전에 발 씻을 물을 내어놓아야 하는 법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 발 씻을 물도 내오지 않았습니다.”라고 풀어서 번역했다. 유대인들이 손님에게 ‘발 씻을 물’을 주는 관습을 자연스럽게 설명하면서, 예수님을 홀대한 바리새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도운 것이다.
■ 기름 백 말을 빌린 사람은 가난한 사람?
이 책은 무게나 길이 등을 현대에 쓰이는 단위로 번역하여 말씀을 깊이 있게 느끼게 돕는다. 성경에는 “기름 백 말”을 빌린 사람에게 빚을 탕감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오늘날의 독자들은 ‘백 말’이라는 단위를 쉽게 체감하지 못하고, 가난한 사람이 먹기 위해 기름을 빌린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현대적인 단위를 사용하여 기름의 양을 약 “2,000리터”로 번역했고, 이로써 독자들은 엄청난 양의 빚을 탕감받은 사람의 마음을 더욱 깊게 공감할 수 있게 된다.
■ 성경에는 원래 장과 절이 없다?
이 책에는 읽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장과 절 표시를 삭제하여 성경 전체를 하나의 구원 이야기로 볼 수 있게 배려했다. 장절 표시는 16세기 유럽의 한 출판업자가 편의를 위해 덧붙인 것으로, 구절을 빨리 찾을 수 있게 해주지만 통째로 읽어야 할 성경을 토막 토막 읽게 하는 단점이 있다. 이 책은 장절 표시를 삭제하여 성경을 기승전결이 살아 있는 감동 넘치는 이야기로 읽게 한다.
■ 생생한 삽화, 친절한 설명이 담긴 TIP!
이 밖에도 이 책에는 성경 시대의 상황을 더욱 생생히 보여줄 삽화, 역사적 배경을 보충 설명해줄 ‘TIP’ 칸을 페이지 곳곳마다 배치해 놓았다. 언어로 쉽게 전해지지 않는 분위기와 상황을 보여주는 그림, 본문 이해를 더욱 깊게 해줄 지식이 담긴 TIP을 통해 독자들은 생생함뿐만 아니라 더욱 은혜로운 성경 읽기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