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와 그림으로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익히는 수의 개념
수의 개념, 덧셈, 뺄셈을 유독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어린 시절의 에릭 칼도 그랬습니다. 에릭 칼은 스스로 ‘자신은 어린 시절, 수학자보다는 철학자에 가까웠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렇게 설명했지요.
“누군가 내게 그릇에 담겨 있던 사과 두 개 중 하나를 치운 다음 몇 개가 남았냐고 물으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가 없었어요. 사과를 치운다는 게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거든요. 사과를 먹었다는 뜻이거나, 주스로 만들었다는 뜻이거나, 아니면 바구니 아래에 숨겼다는 뜻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릇에 담겨 있던 사과를 치운다고 해서 사과가 아닌 건 아니잖아요. 이미 사과 하나가 담겨 있던 그릇에 사과 하나를 더 넣고 모두 몇 개인지 묻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그릇도 함께 세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이런 어린 시절을 지나온 에릭 칼은 자신처럼 수의 개념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조금 더 쉽게 숫자에 가까워지길 바랐습니다. 딱딱한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재미를 느끼며 수학을 익히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수탉의 여행》이 탄생했습니다. 숫자를 알거나 모르거나, 글자를 알거나 모르거나, 어떤 독자가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 더불어 수의 개념과 기호, 글을 자연스럽고 즐겁게 익힐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든 것입니다.
다양한 어린이 독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그림책
《수탉의 여행》은 수탉과 동물 친구들, 그리고 동물들이 살아가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에릭 칼 특유의 콜라주 기법으로 완성한 그림책입니다. 또 수탉이 만나는 동물 친구들의 종류와 수가 기호로 함께 구성되어 있지요. 어린 독자들은 수탉과 함께 여행하는 친구들이 몇 마리인지, 한 장면 한 장면마다 직접 손으로 세어 보며 덧셈과 뺄셈을 익힐 수 있습니다. 기호 덕분에 글을 읽지 못하는 어린 독자들도 함께 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숫자를 알거나 모르거나, 글자를 알거나 모르거나 누구나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지요.
수탉의 여행을 끝까지 함께하다 보면, 《수탉의 여행》이 단순히 수의 개념만 전하려는 책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수탉이 보고 싶어 했던 더 넓은 세상의 의미와 다시 돌아온 횃대에서 느끼는 안락함의 소중함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의 주제니까요.
넓은 세상을 꿈꾸며 울타리 밖으로 나설 수 있던 수탉의 용기, 또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실패를 겪고 느끼는 좌절, 하지만 이내 다시 꿈꾸게 되는 수탉의 희망이 담겨 있는 책 《수탉의 여행》을 읽어 보세요. 그리고 만약 수탉처럼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진다면 묵을 곳과 먹을 곳을 계획하는 것은 꼭 빼놓으면 안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