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의 구조와 역사에서 사격술까지 아우른다
마니아가 반드시 읽어야 할 밀리터리 교양서
밀리터리 마니아는 보통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편이다. 워낙 분야가 다양하고 하나하나의 깊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기본이 되는 분야가 있긴 하다. 바로 총이다. 총이야말로 근현대전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근대 이후, 총이 등장하지 않는 전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쓰인 전술이나 관련 일화를 재미있게 즐기려 해도 당시에 어떤 총기가 쓰였는지 알아야 한다. 그만큼 밀리터리와 총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밀리터리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총 · 권총 · 사격의 과학 베스트 3종 세트》를 만나보자. 마니아라면 알아야 할 총기 지식을 가장 빠르고 재미있게 손에 넣을 수 있다.
발사 원리와 총신의 진화
전문가의 생생한 경험으로 해설하다
《총의 과학》은 총의 기본 정의와 종류, 역사, 탄약, 탄도학 등에 관한 여러 지식을 모아 소개한다. 한마디로 ‘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총체적으로 답한다. 총기 전반에 걸친 지식을 다루는 만큼 이 책은 마니아에게 총기 지식을 복기하는 기회가 되며, 초심자에게는 가장 쉽고 빠르게 총에 관한 교양을 쌓는 방법이 된다.
이 책에서는 다채로운 사진과 그림 자료를 활용했으며, 이 덕분에 마니아도 충분히 수긍할 만한 시각적 만족감을 선사한다. 예를 들어 복잡해 보이는 총의 격발 원리나 탄환의 구조도 상세하고 정확한 그림으로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얼핏 어려워 보여도 그림 자료 하나면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총에 대해 잘 모르는 초심자도 밀리터리 지식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과 노하우가 책에 녹아들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군 출신으로 다양한 화기를 직접 다뤄본 경험이 풍부하며, 수십 년간 사냥을 즐긴 베테랑 사냥꾼이다. 총기의 종류와 사양을 단순히 암기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저자가 경험과 지식을 모두 갖춘 사람이라는 점에서 이 책이 돋보인다고 하겠다.
온몸으로 총을 경험하고 익힌 저자의 글에는 책상물림의 어설픔 따위는 없다. 마니아와 초심자 모두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지식을 잘 간추려서 정리했으며, 자신의 경험도 얹어 글에 풍성함을 더했다. 게다가 알려진 사실과 자신의 경험이 상충하는 경우가 있으면, 지적하고 의구심을 표하기도 한다. 이 덕분에 독자는 총의 기본 사양과 특징을 정리하고 넘어가는 1차원적인 이해를 넘어 입체적으로 총기를 알아가는 기회를 얻는다.
화승총에서 서브 머신 건까지
총에 담긴 과학 기술의 역사를 바라보다
이 책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함축된다. 먼저, 총에 담긴 과학 기술의 역사를 중심으로 총기를 바라보고 관련 지식을 정리했다는 점이다. 어쩌면 이는 너무나 당연하다. 총의 역사를 살펴보면, 총기 제작의 수준은 당대 과학 기술의 수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기억해둘 만한 사실은 총과 과학 기술 사이의 관계다. 보통은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 총도 발달한다고 알고 있다. 이는 절반의 진실이다. 최신 과학 기술을 총에 적용한 것은 맞지만, 총의 발달이 과학 기술의 발달을 자극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최초의 화약과 화기가 등장한 곳은 중국이지만, 명나라 이후 정세가 안정되자 중국의 총기는 발전을 멈췄다. 이에 반해 수백 년간 극심한 경쟁과 전쟁에 내몰린 유럽에서는 총이 끊임없이 발달했다. 화승총이 발명되자 이는 수석총의 출현으로 이어졌으며, 수백 년간 전쟁을 치르는 사이에 뇌관과 라이플, 미니에탄, 리볼버, 후장식 총, 기관총 등이 발명됐다. 성능 좋은 무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열망이 기술 발달을 이끌었고, 총은 현재의 모습과 성능을 갖춘 것이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격언에 딱 맞는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특징은 이 책이 정확한 수치를 중심으로 총기 지식을 설명한다는 점이다. 각 총기의 이름과 함께 무게, 강선 회전수, 최대 사정거리, 탄환의 화약량과 무게 등이 상세하게 숫자로 제시된다. 밀리터리 분야에서 이는 기본인 동시에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왜 그럴까. 총을 비롯해 무기들은 매우 정확한 수치를 바탕으로 제조되며, 초속을 포함한 여러 사양도 정확한 숫자로 표기한다. 게다가 정확한 수치를 모르면 해당 무기를 정확하게 운용할 수도 없다. 예를 들어 구경이 같더라도 탄환 무게가 다르면 연소 속도가 다른 화약을 사용해야 한다.
결국 정확한 데이터야말로 밀리터리 지식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다. 숫자가 조금만 틀려도 잘못된 정보가 되어버리는 만큼, 마니아들이 데이터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길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총의 과학》에는 오랫동안 군인으로 살아온 저자가 직접 발품을 팔아 수집하고 체득한 데이터와 경험이 담겨 있다.
정확한 팩트와 수치로 정리한
리볼버 · 피스톨 메커니즘의 핵심
《권총의 과학》은 권총의 대명사인 리볼버와 피스톨을 중심으로 권총 관련 지식을 모은 책이다. 권총의 기본 구조와 작동 원리, 권총의 유래, 권총용 탄약과 탄도학 지식 등을 소개한다. 딱딱하고 어려운 설명을 배제하고,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실었다. 여기에 핵심을 잘 정리한 그림과 사진 자료를 더해서 리볼버와 피스톨의 구조를 단숨에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밀리터리 마니아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의견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팩트와 수치가 아닐까. 각종 무기와 전략 전술을 다루는 밀리터리 분야에서 팩트와 수치가 틀린 정보는 아무런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전에서도 정확한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내가 소지한 무기를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으며, 나아가 상대 무기의 성능과 약점을 제대로 파악해서 그것에 맞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본문 내용을 참고해서 예를 들자면, 특정 권총에는 특정 탄약만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탄약을 약실에 넣는 일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발사하더라도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최악의 상황도 올 수 있다. 발사는커녕 폭발 사고를 겪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세계에서 널리 쓰이는 탄약 종류를 소개하면서 탄약별로 크기와 초속, 유효 사정거리 등을 정확한 수치로 기재하려고 노력했다.
저자가 특히 강조한 점이 있다. 바로 누구라도 권총을 안전하게 쏘고 다룰 수 있는 기초 능력을 함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무릇 민주 시민이라면 총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피력한다. 귀족과 기사 계급의 권력이 총의 발달과 함께 민중에게 넘어간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면서, 총과 민주 시민의 역학 관계를 말한다. 이 같은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 책만의 특징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권총의 구조와 역사, 종류 등 기본 지식을 넘어 사격술과 취급법까지 다룬다는 사실을 말이다.
《권총의 과학》은 실탄 유무를 확인하는 법, 장전하는 법, 탄창 교환하는 법 등 안전하게 권총을 취급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때 저자는 모형총을 다루든 실제 권총을 다루든 어떤 상황에서도 늘 장전된 실제 총을 다루듯 신중하게 안전 규정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언제 어느 상황이 닥쳐도 무의식적으로 총을 안전하게 다룰 수 있다.
군사 전문가가 전하는
권총의 안전 취급과 사격술
책에서는 취급법에 이어 권총을 쥐는 법에서부터 위버 스타일과 이등변 자세, 엎드려 쏴 자세, 무릎 쏴 자세 등 여러 사격 자세와 사격술도 설명한다. 방향 전환법과 이동법, 엄폐물을 이용하는 법도 소개하는데 흔히 영화에서 보듯 자동차는 좋은 엄폐물이 아니며, 엄폐물로 이용하더라도 자동차 엔진 쪽을 이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인다.
이런 흥미로운 조언도 조언이지만, 역시나 전문가의 경험이 잘 녹아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저자는 오랜 세월 군에 몸담았으며 전역 이후에는 군사 전문 작가로 살아왔다. 다양한 총기를 경험했으며, 당연하게도 책에서 소개하는 권총 대부분을 직접 쏘고 다룬 적이 있다. 이런 경험 덕분인지 으레 알려진 정보라도 자신의 경험과 맞지 않으면 지적하고 의구심을 제기한다. 불 펍 방식이나 로터리 배럴 방식은 총신이 기울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명중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 저자 자신이 경험한 바로는 틸트 배럴 방식인 SIG226을 불펍 방식인 베레타 92나 발터 P38, 로터리 배럴 방식인 베레타 8000이나 92식 권총과 비교해도 명중률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는 없었다고 한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설계상 총기의 장단점을 설명하기도 한다. 발터 PPK나 발터 P38의 체임버 인디케이터(장전 여부를 확인하는 장치)를 높이 평가하면서, 후속 모델에 적용된 방식(익스트랙터의 돌출 여부로 장전을 확인함)이 아쉽다고 평가하는 식이다.
정확한 팩트와 경험이 만나 탄생한
사격 메커니즘의 시작과 끝
총을 잘 쏘는 방법은 무엇일까. 성능이 좋은 총기와 스코프를 갖추면 사격 실력이 올라갈까. 장비가 안 좋아도 사수의 실력이 빼어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을까. 사격과 관련한 이런저런 질문은 언제나 밀리터리 마니아 사이에서 흥미로운 주제였다. 밀리터리 분야가 아무리 광범위해도 사격이라는 기술과 능력은 예나 지금이나 군인의 기본 소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밀리터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사격의 과학》에 눈길이 갈 것이다. 이 책은 사격이란 행위에 담긴 지식과 기술, 노하우를 집결해 보여준다. 어떻게 하면 표적을 잘 맞힐 수 있는지, 적중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지 등을 조리 있게 설명한다.
총기 선택에서 실전 사격술까지
사격에 관한 모든 것을 한 권으로 정리하다
사격에 성공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적중은 그저 결과일 뿐이다. 그전에 연습하고 준비한 노력이 모여야만 사격에 성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빼어난 사격 솜씨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 책은 사격 뒤에 존재하는 일련의 준비 과정을 자세히 알려준다. 먼저, 누구든 목적에 맞는 총을 선택해야 한다. 동물 사냥과 전투는 분명 다른 행위이며, 각 행위에 적합한 총을 사용해야 처음 설정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책에서는 사냥, 전투, 사격 경기 등 각 분야에 맞는 총의 특성을 설명하고, 어떤 총이 있는지 하나씩 알아본다.
명사수를 지향한다면 총의 특성과 구조도 상세히 알아야 한다. 사격은 총 구조가 조금만 달라져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총신과 기관부가 제대로 접합된 상태가 아니라면 당연히 사격률은 떨어진다. 강선 가공법에 따라 명중률이 달라지기도 하며, 이 때문에 많은 사격용 총의 총신은 뿌리부터 총구까지 지름이 같다. 저자는 말한다. 총의 특성과 구조를 바로 아는 것이 성공적인 사격의 첫걸음이라고 말이다.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격술의 핵심은 방아쇠를 당기고 표적을 맞히는 행위에 있다. 《사격의 과학》 저자는 이 같은 사람들의 예상에 실망을 안겨주지 않는다. 책에서는 조준기의 다양한 형태를 알려주고, 이를 이용해 어떻게 표적을 조준하는지를 설명한다. 어떤 레티클이 좋은지, 밀과 밀도트가 무엇인지, 스코프를 이용한 영점조준을 어떻게 하는지 해설한다.
특히 영점조준과 원거리 탄도와 관련한 설명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는데, 군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옛 기억을 되살리면서 노하우를 익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군대 경험이 없더라고 저자의 설명을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오히려 별다른 편견 없이 사격 노하우를 빨리 습득할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최고 수준의 사격을 완성하는
군사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
사격술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혹자는 짧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짧게 잡아도 백 년을 훌쩍 넘기고, 화승총의 역사를 생각하면 16세기까지 거슬러 가야 한다. 이 긴 시간 동안 많은 이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표적을 맞힐까 고민하며 사격술을 갈고닦았다. 이 때문인지 총을 쏠 때 취하는 자세가 매우 다양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경기에 많이 쓰는 자세인 힙 레스트 서서쏴 자세부터 전투에 사용하는 무릎쏴, 앉아쏴, 사격병용 앉아쏴 등 여러 사격 자세를 설명한다. 각 자세의 특징과 장단점을 톺아보고, 정확한 자세를 쉽게 잡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모형총이라도 구비해 매일 조금씩 연습한다면, 생각보다 빠르게 사격 자세에 익숙해질 것이며, 실제 사격에도 수월하게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적합한 장비를 마련하고 평소에 제때 정비하면서 올바른 사격술을 매일같이 연습한 사람이라면, 이제 명사수로 가는 길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는 한 가지를 덧붙인다. 바로 탄약의 세계다. 탄약을 잘 알아야 진정한 명사수의 길을 걷는다고 말할 수 있다. 사수가 직접 탄피에 화약과 뇌관, 탄환을 장착하는 ‘핸드 로드’ 작업은 유의미한 명중률 상승을 가져오는데, 특히나 간발의 차이를 겨루는 사격 경기에서는 핸드 로드가 사격 선수의 기량으로 곧장 이어지기도 한다. 이 책은 탄약 종류도 자세하게 다루는데, 이는 탄약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탄약마다 탄속과 낙하량 같은 특성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탄약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격해야 명중률이 높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