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하는 요소가 넘쳐나는 세상
몰입을 되찾는 가장 확실한 안내서
최근 들어 자꾸 깜박하거나 실수가 잦고, 바쁘게 일해도 한 가지도 제대로 처리하기 힘든 적이 있었는가? 혹은 동시에 여러 일을 하다가 스트레스로 지친 적이 있진 않았는가? 그건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뇌의 한계 때문이다. 자극적인 요소가 유례없이 많은 요즘, 집중력은 갈수록 집중과 시간을 앗아가도록 발전하는 기술 사이에서 위기를 맞이했다.
구글 등 글로벌 기업 및 유수 언론이 주목한 생산성 전문가 크리스 베일리 또한 한때 집중력의 덫에 빠졌다. 그는 “전에 없이 바빴는데도 성취한 것은 너무 작았다”며 스스로를 위해 ‘몰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뇌과학과 심리학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집중력을 끌어올릴 실질적인 해결책을 탐구하고, 자신이 직접 생활에서 그 이론들을 하나씩 실험했다. 그 결과 『습관적 몰입』이 탄생했다.
반드시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본래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머릿속 주의집중 영역은 동시에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언제든 습관처럼 몰입하기 위해서는 주의집중 영역을 전략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단순한 일들을 동시에 할 때는 멀티태스킹도 효과적이지만 집중을 쏟아야 할 중요한 문제를 다룰 때는 딱 두 가지에만 집중해야 한다. ‘중요한 문제’, 그리고 ‘그것을 계속 의식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가장 초집중하고 있는 상태, 즉 하이퍼포커스를 길게 유지할수록 생산성은 극도로 높아지고, 일의 속도와 결과물의 상태가 만족스러우며 기억력 또한 높아진다. 무언가에 깊이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희소한 자원이 되는 현대 사회, 습관적 몰입은 업무와 일상에서 특별한 삶의 무기가 된다.
언제든, 다시, 습관처럼 몰입하라
일상에서 바로 실천하는 ‘집중력 치료제’
『습관적 몰입』은 원할 때마다 언제든 하이퍼포커스에 들어갈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 뇌의 자동조종 기능을 끌 것: 평소 기분의 흐름이 내키는 대로 일을 하다 보면 뇌는 자연스레 자극적인 요소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고 가듯 원래 의도를 습관처럼 인지하고 있으면 잠시 다른 대상에 시선을 빼앗겨도 금세 돌아갈 수 있다.
-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택할 것: 넷플릭스에서 어떤 콘텐츠를 볼지 고르듯 집중 대상도 신중히 택해야 한다. 주의집중 영역을 차지할 수 있는 중요 손님은 한 번에 하나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과부하에 걸려 기억력 감소, 잦은 실수, 산만함, 시간 부족 문제에 시달리게 된다. 저자는 강한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매일 가장 중요한 목표를 정하는 ‘3의 규칙’, 의도를 의식하게 만드는 ‘자각의 종’ 등의 방법을 소개한다.
- 방해 요소를 미리 제거할 것: 집중에 방해될 요소를 이미 알고 있고 대처가 가능하다면 최대한 미리 제거하는 것이 용이하다. 가령 스마트폰 푸시 알림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딴짓용 전자 기기를 따로 마련하는 방법도 있다. 혹은 이메일 답신을 정해둔 시간 동안 한 번에 모아서 할 수도 있다. 각자의 업무 환경이 다르므로, 책에 소개된 기술 중 자신에게 맞는 방안을 골라서 실천해 볼 수 있다.
- 최소 40초를 견딜 것: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집중이 깨지는 시간은 평균 40초 즈음이다. 또한 일하는 동안 집중하지 못하고 컴퓨터 창을 전환하는 횟수는 하루 평균 566회에 달한다.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중요한 문제는 40초 이상의 집중이 필요하다. 어떤 유혹이 있어도 40초, 1분, 그 이상을 견디고 집중해 보자. 저자는 처음엔 적은 시간으로 시작해 점점 늘릴 것을 제안한다. 그 이후엔 집중에 돌입하는 일이 손쉬워질 것이다.
- 몰입이 깨질 때, 다시 돌아갈 것: 집중이 한 번 방해받고 다시 몰입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5분이다. 그만큼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세상엔 미리 통제하기 어려운 요소도 많다. 무엇보다 주변 동료나 사랑하는 이들의 ‘즐거운 방해’가 찾아온다면, 차라리 잠시 휴식 시간을 갖고 재충전하는 게 낫다. 다만 이럴 때를 대비해 언제든 다시 집중하는 습관적 몰입이 필요하다.
- 가끔은 마음의 방황도 활용할 것: 마음이 목적지 없이 방황하는 상태, 즉 스캐터포커스를 활용하면 오히려 하이퍼포커스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단, 여기서 마음의 방황은 ‘딴짓’과는 다른 ‘의도 있는 방황’이다. 책의 1부에서 하이퍼포커스의 기술을 소개했다면, 2부에서는 스캐터포커스에 대해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하이퍼포커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일러준다. 몰입과 방황의 시너지 효과는 집중력과 창의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히 일을 빨리 끝내는 것만이 몰입의 장점은 아니다. 습관적 몰입을 취하면 생산성뿐만 아니라 삶에 자기 통제감을 얻고, 보다 큰 목표에 다가서서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으며, 더 나은 결과물을 얻고, 일에서 한발 물러날 때 죄책감 없이도 편히 휴식할 수 있게 된다. 사회인이라면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고 편히 잠에 드는 날이 생각보다 드물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몰입을 방해하는 고자극과 인간의 능률을 넘으려는 AI 시대에 ‘습관적 몰입’은 자기계발 도구를 넘어 의미 있는 삶의 재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