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콘텐츠의 스토리텔링
포스트모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앞에는 수많은 콘텐츠가 자연스럽고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멀티미디어 환경과 디지털기술의 발전은 사회의 문화는 물론, 개인과 집단의 지식조차 문화콘텐츠로 변용시키고 있다. 이러한 문화콘텐츠들은 자신의 상품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중들의 본능을 자극하며 유혹한다. 또한, 문화콘텐츠의 생산자 역시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흥미와 오락적 요소가 강조된 콘텐츠를 양산하고 있다. 따라서 어린 시절부터 멀티미디어에 노출된 영상세대인 대학생들에게 문화콘텐츠에 담겨 있는 문화적 기획력, 인문학적 창의성 등을 올바르게 읽어 낼 수 있게 하는 경험과 능력의 습득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에는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의 미디어 텍스트, 그리고 컴퓨터게임, 비보이 등의 디지털 콘텐츠가 문화콘텐츠 분석과 감상의 대상으로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 문화콘텐츠의 구체적 텍스트를 들어 인문학적 관점에서 스토리텔링의 즐거움의 사례를 제공할 것이다.
1부 ‘문화콘텐츠의 감상과 이해’는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게임, b-boy까지 모두 6개의 장으로 이루어진다.
1장 ‘애니메이션, 문화콘텐츠의 OSMU"에서는 이 시대 대중문화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에 대해 살펴보겠다. 그림을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만화적 상상력을 소유하고 동영상으로 구현된다는 점에서 영화적 대중성을 확보한 애니메이션은 누구나 좋아하는 문화콘텐츠이다. 여기서 우리는 미국적 이데올로기로 무장된 애니메이션과 동양적 미학을 내포한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텍스트로 삼아 그 가치와 위상을 점검하고자 한다.
2장 ‘영화,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문화콘텐츠’에서는 1895년 12월 28일,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 탄생한 이후 가장 대중적이고 영향력 있는 대중문화로 자리한 영화의 탄생 배경과 그것이 가능했던 기술적 전제 조건을 탐색할 것이다. 아울러 이 시대 문화콘텐츠를 대표하는 영화 속에서 어떻게 예술성과 상업성이 공존 혹은 대립하고 있는지를 파헤쳐보려 한다.
3장 ‘드라마, 경계를 아우르는 복합적 문화 코드’는 영화와는 또 다른 공간에서 대중들을 매료시키는 드라마에 빠져볼 것이다.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동남아의 안방을 점령한 드라마가 가져온 신드롬은 시청자에게 등장인물의 대사를 따라 하거나 그들이 입은 옷을 구매하는 등의 결과를 가져왔다. 드라마에 무비판적으로 빠져드는 시청자들에게 드라마로부터 비판적인 거리 두기가 가능한지를 던져본다.
4장 ‘게임, 가상세계로의 현실적 몰입’은 디지털 영상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새로운 문화콘텐츠인 컴퓨터게임을 대상으로 한다. 그들에게 게임은 더는 비현실적이고 유흥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지극히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현실적 삶이 되었다. 게임 공간 속 자신의 캐릭터를 현실 속 자아의 정체성과 동일시까지 하려는 유저들이 인지하는 게임의 세계, 가상현실의 삶은 무엇인지를 알아볼 것이다. 또한 엔씨소프트(NC Soft)가 출시한 한국을 대표하는 롤플레잉 게임인 〈리니지2〉와 미국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ent)사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Star craft), 두 게임에서 찾아지는 게임의 미학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도 함께 제시해 볼 것이다.
5장 ‘b-boy, 세계를 평정한 대한민국의 크루’에서는 UK B-boy Championship, 독일 Battle Of The Year, 나라를 순회해서 개최되는 Red Bull BC ONE 등 세계적인 b-boy 대회를 제패한 한국 비보이의 활약상과 한국이 개최한 R-16 대회를 소개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생소한 힙합(hip hop)에 기원을 둔 b-boy 문화가 어떻게 한국에서 하나의 독립된 문화의 유형이자 젊은이들을 환호하게 하는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예술로까지 평가받게 될 수 있었는지를 파헤치고자 한다.
2부 ‘문화ㆍ콘텐츠의 현재와 전망’은 앞에서 살펴본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문화이자 동시에 콘텐츠로 변화될 수 있었던 근간이 되는 서사와 스토리텔링을 다룬 하나의 장으로 구성된다.
6장 ‘문화ㆍ콘텐츠와 디지털 스토리텔링’에서는 저자에게서 독자로 일방적 전달되던 아날로그 시대의 서사가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양방향 상호작용이 강조되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으로 진화하였는지를 알아볼 것이다. 이 과정에서 2부에서 제시된 구체적인 문화콘텐츠 속에서 스토리텔링이 갖는 새로운 역할에 주목할 것이며, 오늘날 스토리텔링이 대중문화예술의 창작과 향유의 전면에 등장한 이유를 제안할 것이다.
이미지·콘텐츠, 스토리텔링의 즐거움은 추상적이고 정신적인 문화 개념에서 오늘날 우리 삶의 전반에 걸쳐 작용하는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차원의 콘텐츠로 변용된 문화를 인문학의 차원에서 새롭게 이해하고 감상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미지·콘텐츠에 담겨 있는 문화적 요소와 이 요소에 내재하는 정신적 혹은 정서적 속성은 필연적으로 인간과 인간의 문화에 관심을 두는 인문학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는 오늘을 대표하는 이들 문화콘텐츠에 내재된 다양하고 복잡한 층위의 의미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문화콘텐츠에 대한 비판적이고 창조적인 글읽기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