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우리는 고전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고리타분해보이긴 하지만, 그 대답은 고전의 사전적 정의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전의 사전적 정의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이다. 다시 말해, 한 시대를 잠시 풍미하고 사라지는 작품이 아니라,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널리 읽힐 만큼 큰 가치를 지닌 작품을 뜻하는 것이다.
고전에는 저마다 그렇게 불릴 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 대부분은, 이미 기나긴 역사 속에서 누군가가 철저하게 고찰하고 분석을 시도했던 주제들이다. 아주 먼 과거로 돌아가도, 국가와 문화가 달라도 결국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고전의 현대성은 그 고전을 지은 철학자의 출생연도와는 별로 관련이 없다. 진정으로 위대한 작품은 특수성 속에서도 보편성이 나타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들은 이미 모든 시대를 관통해서 존재해왔던 것들이다. 그래서 이미 그런 주제를 다루고 분석한 동서양의 고전들을 참고해보는 편이 나을 때가 많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고전이 너무나 어렵다는 데 있다. 그 양이 방대한 것은 둘째치고, 고전은 특수한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설명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고전 특유의 전문용어와 추상적 문체는 그 이해를 더욱 어렵게 한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어졌다. 세상에는 다양한 고전이 존재하지만, 그것들의 핵심을 단기간에 독파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고전 안내서가 꼭 필요하다.
이 책을 집필하기에 앞서,
서점에 나와 있는 다양한 고전 안내서를 살펴보았지만, 대부분 지나치게 ‘넓고 얕게’ 다루는 경향이 있었다. 적정한 넓이에 적정한 수준의 깊이를 지닌 고전 안내서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우리가 고전을 공부하는 궁극적 이유는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세계를 다양한 시선에서 해석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는 것에 있다. 독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난해한 이론을 쉽고 간결하게 요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고전을 너무 얕게 다루면 궁극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된다. 그저 단편적인 상식을 습득하는 차원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에 필자는 서울대학교에서 선정한 세계 고전 리스트를 참고해, 고전 40개를 엄선해내는 한편, 이를 적절한 깊이로 풀어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 책의 제목에 ‘10대’라는 단어를 넣은 것은 수능 세대인 10대들을 위해 지은 것임을 강조하면서도, 인문고전에 입문하는 성인들에게도 적합한 ‘책’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10대 청소년들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쓴 책이니 부담 없이 고전에 다가갈 수 있다는 의미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고전의 세세한 모든 지식을 얻어낼 순 없겠지만, 적어도 사유능력의 향상에 있어서는 고전을 실제로 읽은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고전을 선정할 때 고려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ㆍ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고전
ㆍ인류사적으로 중요한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한 고전
ㆍ한국인으로서 한국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
ㆍ상식적인 측면에서 반드시 접해야 할 고전
한눈에 보이는 세계 고전 40
이 책은 세계 고전 40편에 대한 단순한 소개를 넘어서, 인문사회 지식연구자인 저자가 독자들의 효용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각 고전에 대한 서술에서 다양한 시선과 관점을 부언하여 설명하도록 노력했다. 그만큼 고전에 따라 그 특성에 차이가 있고, 우리가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부분도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담겨 있는 내용 그 자체만으로도, 분명한 깨달음과 통찰력을 제공해주는 고전도 있지만, 그 고전이 쓰인 시대적 배경, 저자의 철학과 삶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고전도 있다.
이에 저자는 40편의 고전을 서양, 동양,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고전을 한데 무작위로 모은 것이 아니라, 여섯 가지 주제별로 분류하였으며 각 고전의 특성에 맞게 소제목을 짓고 그 내용의 핵심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이 여섯 가지 주제는 지혜, 인간의 삶과 마음, 역사와 경제의 원리, 사고의 깊이, 정치사상, 우리나라 등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의 주제들은 인간사에 귀결되는 철학, 심리, 역사, 경제, 정치, 문화의 핵심을 일목요연하게 다루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