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 말
모미야마 교수는 일본 인지언어학 분야의 석학 가운데 한 분이다. 은유와 다의어 등 의미론 분야를 주로 연구하고 계시고, 인지언어학 전반에 걸쳐 조예가 깊으시다. 인지언어학에 대해 쉽게 설명한 이 책은 14장에 걸쳐 인지언어학의 기본적 개념과 핵심 논제들을 흥미롭
게 다루고 있다.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장은 인지언어학의 기본 인지능력인 ‘비교’, ‘일반화’, ‘연관’에 대해 다루
고 있다
제2장은 인지언어학에서 신체를 통한 여러 가지 ‘경험’이 언어 습득ㆍ사용의 중요한 기반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다루고 있다.
제3장은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물ㆍ사태를 어떠한 방식으로 정리ㆍ분류하는 범주화를 다루고 있다.
제4장은 동일한 사물ㆍ사태를 다르게 ‘해석’하는 인지능력을 다루고 있다.
제5장은 ‘은유’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제6장은 ‘환유’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제7장은 언어 표현의 의미의 변화 확장에서 인간의 인지가 더 뚜렷한 형태로 드러나는 과정, 이른바 ‘주관화’라는 인지능력을 다루고 있다.
제8장은 체험주의, 신체성에 대해 논의한다.
제9장은 언어 표현의 의미를 특징짓는 데 필요한 배경이 되는 ‘인지영역’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제10장은 ‘영상도식’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제11장은 언어적 사실을 적절하게 설명하는 데 불가결한 ‘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제12장은 ‘백과사전적 의미’이다. 백과사전적 의미란 그 말에서 상기될 가능성이 있는 지식의 총체를 일컫는다.
제13장은 ‘용법 의존 모형’을 다루고 있다.
제14장은 마지막 장으로 인지언어학의 위상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이처럼, 기본 개념에서 출발하여 범주화와 원형, 해석, 은유, 환유, 주관화,
체험주의, 인지영역, 영상도식, 틀, 백과사전적 의미, 용법 의존 모형 등 인지언어학의 중심 논제들이 포함된다.
이상의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이 책은 쉽고 재미있게 동시에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어 학부나 대학원 과정의 인지언어학 수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지언어학의 입문서이자, 이상적인 개론서이다. 흔히 학문 저서라고 하면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만 찾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접할 만한 언어의 용례를 통해 흥미진진하고 알기 쉽게 인지언어학을 설명하고 있어서 초보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자의 말씀처럼 ‘인지언어학적 관점에서 언어를 보면 이런 것을 알 수 있구나.’ 하면서 인지언어학의 매
력, 언어의 매력, 인간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둘째, 이 책은 한국인 독자의 편의를 위해서 최대한 일본어 원문 제시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일본어 원문 없이, 한국어로도 충분히 인지언어학을 쉽게 읽어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일부 용례에 있어서는 저자와 직접 논의했으며, 일부 예문은 동의를 구하여 이해하기 쉬운 한국어 용례로 수정 또는 대체하였다. 예를 들면, 일본어 원서에서는 ‘와세다 대학’과‘게이오 대학’ 사이의 대항전이 ‘소케이센’과 ‘게이소센’으로 불린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이러한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 한자의 음독, 훈독, 숙자훈 등을 알아야 하고 또 합성어가 되었을 때 한자를 읽는 방식이 바뀐다는 일본어의 복잡한 특징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사이의 대항전이 ‘연고전’과 ‘고연전’으로 불리는 비슷한 사례로 대체하였다. 일본어와 한국어는 엄연히 다른 언어 체계여서 ‘완벽한’ 번역은 사실 불가능하다. 원서가 의도하는 바를 최대한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