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페더러에 관한 가장 방대한 평전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의 길고 화려한 선수 생활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사람, 장소, 순간 들에 초점을 맞춘 평전 『로저 페더러』가 출간되었다. 오늘날 최고의 테니스 전문 저널리스트로서 30년간 100회 이상의 그랜드 슬램 대회를 취재하며 국제 스포츠 분야에 대한 기사와 칼럼을 써온 크리스토퍼 클레리는 페더러의 독점 인터뷰를 20회 이상 진행한 경험 덕분에 그에 관한 가장 방대한 책을 집필할 수 있었다. 저자는 페더러의 어린 시절부터 은퇴 무렵에 이르기까지 영광과 좌절로 점철된 그 여정을 상세하게 풀어냈다.
페더러는 <테니스의 황제>로 불린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그가 테니스 선수로서 24년 동안 쌓아 온 대기록들 때문일 것이다. 페더러는 남자 테니스 사상 최초로 그랜드 슬램 20회이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4대 메이저 대회의 개별 경기에서는 369승을 기록했고, 총 310주, 그중 연속 237주 동안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했으며, 남자 테니스 투어에서는 103회나 우승했다. 코트 위에서 굉장한 경기력과 우아한 플레이를 선보인 결과, 프로 통산 1526전 1251승 275패라는 눈부신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페더러 특유의 매너와 품격 있는 태도는 코트 밖으로까지 이어졌고, 그런 모범적인 면모는 사람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전 세계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최상위급 선수임에도 스캔들 하나 없었던 데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해 적극적으로 자선 활동에 참여하는 등 <황제>다운 행보를 보인 것이다.
2022년에 페더러는 공식적으로 은퇴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테니스계에 신성들이 등장할 때마다, 또 오랜 라이벌들이 커리어를 마치려 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인물이다. 가장 위대한 테니스 선수로 꼽히는 페더러의 삶을 들여다본다면, 그의 영향력이 앞으로도 지속되리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될 것이다.
타고난 재능과 놀라운 근성으로
테니스 황제가 되다
로저 페더러의 테니스 경기를 보고 있으면 테니스가 쉽게 느껴진다. 집중력, 근력, 순발력, 지구력 등이 모두 요구되는 격렬한 종목이지만 페더러는 땀 흘리는 일조차 드물다. 게다가 강력한 포핸드, 훌륭한 서브, 정교한 발리 등의 기술을 간결하고 세련되게 구사한다. 승부를 좌우하는 요소인 멘털 역시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페더러를 두고 타고난 재능을 발휘한 천재라는 평가도 존재하지만, 『로저 페더러』에서는 그의 놀라운 근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페더러는 프로 테니스에서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퇴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끊임없이 성장하며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페더러의 주변 사람들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페더러는 신선한 관점을 얻기 위해 계속, 하지만 충동적이지는 않게 코치를 비롯한 지원 팀을 교체했고 때로는 코치 없이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평소 친근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냉정함도 잃지 않는 진정한 프로 선수인 것이다. 또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내 주는 가족들도 페더러에게 무척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테니스 황금기를 이끈 동료이자 라이벌인 나파엘 나달과 노바크 조코비치를 비롯한 세계적인 선수들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페더러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함께한 사람들의 증언과 경험은 페더러가 세운 업적을 재조명하게 만든다.
한편 윔블던,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US 오픈 등 주요 대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역사적인 경기들을 생동감 넘치게 묘사한 부분도 눈에 띈다. 더 나아가 전 세계를 여행하듯 다니며 경기를 준비하는 페더러의 평범한 일상, 나이키부터 유니클로까지 페더러가 맺은 후원 계약, 페더러가 설립한 <로저 페더러 재단> 등도 언급하고 있어 무척이나 흥미진진하다. 이로써 테니스 팬과 독자들은 페더러라는 사람의 진가는 물론 테니스라는 스포츠의 정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대화를 자주 나눴는데, 스포츠를 이해하는 방식과 스포츠 선수의 삶에 대해 많은 면에서 비슷한 의견입니다.」 ― 라파엘 나달
「페더러가 더 여유롭게 경기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는 코트에 서면, 최선을 다해 꼭 이기고 싶어 해요. 그래서 더 위험한 상대죠.」 ― 노바크 조코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