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뉴욕,
그 안에 숨은 가치와 의미에 대하여
뉴욕은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함께 진화한 건축물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고전적이면서도 도시적인 분위기를 간직한 도시다. 180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ㆍ중반에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건축가들이 뉴욕이라는 도시의 기본적인 틀을 구축했다면, 이어 21세기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건축가들이 새로운 건축물과 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래서인지 여러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책은 크게 세 장으로 나뉘는데, 1장은 최초의 뉴욕인 뉴암스테르담부터 현재의 초고층 빌딩까지 도시 뉴욕의 형성 과정과 전개 양상을 시간순으로 배열하고, 건축적인 진화를 탐구한다. 2장은 뉴요커들이 어떻게 그들의 독특한 삶의 방식을 창조하게 되었는지 보여주면서 뉴욕의 독특한 건축을 배경으로 도시적인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논한다. 마지막으로 3장은 뉴욕의 상점과 소비 문화를 매혹적인 시각으로 관찰하면서 뉴요커들이 어떻게 그들의 공간과 건축을 수익화하는지 말한다.
책에 선별해 담은 30여 개의 건축과 장소들은 뉴욕이라는 도시의 형성 과정은 물론 건축과 도시 공간이 사람과 어떻게 어우러져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장소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개발에 전력을 다해 완성된 건축과 공간은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된다. 또 그런 건축과 공간들이 사람들의 삶에 스며들어 도시의 풍경과 라이프스타일을 만든다.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뉴욕의 건축과 장소들을 짚어 보고 건축적, 도시적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이 책이 도움이 된다.
도시 뉴욕을 통해 우리의 도시를 조명하다
우리는 어떤 건축, 어떤 도시를 지향해야 할까. 저자는 과거 격자형 도시계획으로 다소 복잡한 형태의 도시가 된 뉴욕이 공공 공간을 잘 활용한 예로, 자연 그대로를 살린 센트럴 파크와 공개공지에 광장을 만든 시그램 빌딩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도심 속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작은 쉼터를 만든 배려가 공간의 가치를 높인 것이라 말한다. 또 버려진 공간을 재사용해 휴식 공간으로 만든 하인 라인 공원이나 리틀 아일랜드의 의미도 되새기며, 우리가 본받을 만한 뉴욕의 장소들을 집중 탐구한다.
“리틀 아일랜드를 보면 서울 한강이 생각난다. 한국에도 뉴욕처럼 천혜의 자원인 한강이 있다. 한강을 건축적으로, 도시적으로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앞으로의 도시 문화에 굉장히 중요하다.”
_본문 중에서
이뿐만이 아니다. 저자는 “한국은 아파트를 설계할 때 건축설계사무소 한 곳이 모두 맡아서 추진하지만, 뉴욕의 워타라인 스퀘어의 경우 각각 다른 건축가가 3개의 빌딩을 디자인함으로써 다양한 주거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며 뉴욕의 워터라인 스퀘어에 빗대어 우리의 건축 문화를 살펴보고, 건축가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단순히 뉴욕의 잘 만들어진 건축, 공간을 따라 하기보다는 건축과 공간이 지닌 본질적인 가치를 잊지 않고 그 이면까지 들여다보는 게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뉴욕의 건축, 도시, 장소를 떠올리고 기억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