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원작,
‘뛰다’의 마지막 작품 〈휴먼푸가〉 제작과정 기록집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마지막 작품 〈휴먼푸가〉의 상세한 제작과정을 담은 기록집입니다.‘뛰다’는 2001년부터 연극형식에 대한 실험을 계속해 온 단체로 2019년~2020년에 걸쳐 제작한 〈휴먼푸가〉를 마지막 작품으로 그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고통을 기억하는 방식에 대한 실제적인 고민들
〈휴먼푸가〉는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난 5·18 민주화운동의 고통을 공연의 형식을 빌려 기억하는 작품입니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원작으로 소설의 텍스트를 재구성하여 무대에 올리기까지의 과정을 기록집에 상세히 담았습니다. 공연창작집단 ‘뛰다’와 남산예술센터의 마지막 작품인 〈휴먼푸가〉는 그간 ‘뛰다’가 고민하고 시도해왔던 새로운 연극의 집합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역사와 원작 소설의 고통과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고전 음악 형식인 ‘푸가’를 차용하여 만든 작품인 〈휴먼푸가〉는 평단의 호평과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5·18의 기억을 배우들의 몸으로 호출한 제의적 공연이었으며, 역사의 진실과 배우의 몸의 실재가 일체가 된 진혼곡이다(오수경 평론가)‘라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작품의 연출인 배요섭은 책에서 “소설의 구조가 푸가 음악의 구조와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광주라는 학살의 피폭을 겪은 개인들의 그 후 삶들이 교차되어 반복되듯 이어지는 것이 푸가라는 대위법과 같아 보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제목에 푸가라는 말이 덧붙여진 것이다.”라며 푸가라는 형식을 차용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공연의 생명력을 이어가기 위한 기록들
공연은 본래 끝나면 사라지는 현재만 존재하게 되는 것이 매력인 장르라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공연 이후에도 배우들의 몸과 무대에 실재했던 〈휴먼푸가〉의 생명력을 관객들과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한강 작가와 배요섭 연출의 글과 참여한 배우들, 디자이너들의 글들이 담겨있으며 고통스러우면서 아름다웠던 창작의 순간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공연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연습일지를 비롯하여 연출자의 고민이 담긴 연출노트도 함께 실어 다양한 관점의 기록들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2019년 1월부터 관객을 만나기까지 그리고 관객을 만난 후의 이야기들이 〈휴먼푸가〉 기록집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서울과 화천, 그리고 광주에서 만난 천여명의 관객들과 극장을 통해 만나기도 했지만 창작 과정에서 겪었던 모든 것들을 공유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많이 느낍니다. 기록집을 출간하며 〈휴먼푸가〉의 생명력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길 바랍니다.